2016년 유엔이 정한 세계 ‘콩의 해’를 맞아 ‘도농상생 non-GMO 우리콩 행사’가 지난 3일 충북 괴산국민체육센터에서 열렸다. 도시 소비자들이 non-GMO 친환경 우리콩 농사를 짓는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생산자를 이해하고, GMO 먹거리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 취지다.

희망먹거리네트워크·괴산6차산업협동조합 1년 프로젝트 마무리
박원순 서울시장 ‘생명의 땅, 희망의 콩을 위한 공동선언’ 동참


(사)희망먹거리네트워크와 괴산6차산업협동조합 등이 공동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각 지역의 콩 생산자와 서울지역 공공급식 관계자, 서울시민 등 500여명이 참여해 ‘농장에서 밥상까지, 함께 짓는 non-GMO 우리콩 농사 1년 프로젝트’의 마지막 체험을 즐겼다.

지난 6월부터 △non-GMO 우리콩 심기 △우리콩 얼마나 자랐을까-친환경 콩밭에서 풀매기 △건강한 우리콩 수확 등의 체험프로그램에 함께해온 참석자들은 올 한해 동안 괴산 콩산지를 찾아가 직접 심고, 가꾸고, 수확하며 농사지은 우리콩으로 △메주 만들기 △청국장 띄우기 △두부만들기 △새끼줄꼬기 등 한마당 잔치를 벌였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참여해 전국 우리콩 생산자 대표와 서울시 공공급식 관계자 등과 함께 ‘생명의 땅, 희망의 콩을 위한 공동선언’에 동참했다.

이 자리에서 박원순 시장은 “건강한 농산물이 공급돼야 1000만 서울시민의 건강이 담보될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도시와 농촌은 하나의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는 앞으로 친환경 공공급식을 확대해 모든 농업이 친환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GMO(유전자조작농산물)가 근절되는 동시에 토착적인 우리 농산물이 전면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콩 생산자 등 농민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서울시민 먹거리 마스터플랜’에 대한 구상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박 시장은 “앞으로 지역아동센터나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친환경 공공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나아가 가락시장과 강서시장, 마포도매시장까지 친환경농산물을 확대·취급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며 “이 같은 내용은 2017년 1월에 발표될 ‘서울시민 먹거리 마스터플랜’에 담길 예정이고, 특히 친환경농산물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고 있는 소농들을 살릴 수 있는 정책방안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은 2014년 ‘가족농업의 해’를 시작으로, 2015년을 ‘토양의 해’를 지정한데 이어 3년 연속 농업과 관련된 해를 지정했다. 유엔 산하 기관인 식량농업기구(FAO)는 “수세기 동안 인류의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콩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고 있고, 심지어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콩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더불어 환경과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인식시키기 위해 올해를 ‘콩의 해’로 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콩 재배 면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콩 재배면적은 전년 대비 6.7% 감소했고, 2015년도에도 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콩 자급률은 9.7%에 불과하며, 나머지 90% 이상을 유전자조작 수입콩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옥병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이번 행사는 2016년 한 해 동안 서울시민들이 괴산 콩산지를 찾아가 직접 심고, 가꾸고, 수확하면서 농사지은 우리콩으로 메주를 만들며 국내산 콩의 우수성은 물론 우리 먹거리 보존 및 확산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였다”며 “먹거리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구현할 수 있는 도농상생의 구체적인 사례이자,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성숙한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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