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활용한 경기미 소비촉진은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과 한국막걸리협회의 협약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경기미 생산자 단체와 경기도 관내 막걸리 업체가 가공용 쌀을 계약재배 함으로써 업체에서는 원료용 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농가는 출하와 가격안정을 보장받는 상생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매년 1인당 쌀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가공용 쌀의 계약재배는 안정적 영농 기여가 높아 주목받고 있다.


㈜우리술-쌀농가 업무협약…가공용 벼 계약재배·공급
중간 유통업체 거치지 않고 직접 계약재배 체결 주목


경기미의 가공용 공급은 쌀 소비촉진 측면에서 새로운 유통창구로 부각되고 있다. 실천은 경기지역 막걸리 업체들과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을 통해 진행된다. 김포 특수가공미조합은 회원농가들이 막걸리 가공에 적합한 다수확 품종을 선택해 차별화시켰다. 일반 밥쌀용 쌀 이외에 가공용 품종을 계약재배 함으로써 출하안정을 꾀한 것이다.

경기미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용 계약재배는 지난 6월 농림축산식품부와 경기도 및 한국막걸리협회가 ‘경기미 소비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제2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 앞서 김포 특수가공미조합 농가들은 2010년부터 관내 막걸리 업체에 쌀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와 막걸리 업체인 ㈜우리술 및 쌀 생산농가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계기다. 농가에서 일정 물량의 가공용 벼를 계약 재배해 우리술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첫해 18농가가 16ha를 계약 재배하면서 궤도에 올랐다. 면적과 물량은 매년 증가해 올해 현재 27농가가 53ha에서 가공용 벼를 재배하고 있다. 계약물량은 첫해 160톤에서 300톤까지 증가했다. 일반계 다수확 품종인 ‘보람찬’을 재배하는데 10a(300평)당 최고 1톤을 수확하는 기록을 세웠다. 평균 수확량 733kg보다 300kg 정도 많다. 수확량이 많으면 그만큼 수취가격도 높아 농가소득 제고에 기여하는 셈이다. 올해는 최신 설비의 자체 도정시설을 갖췄다. 가공업체에서 1주일 전에 주문하면 보관된 벼를 도정해 납품해준다. 주문에 맞춰 최고 품질의 쌀을 도정해 공급함으로써 고객 만족도가 높다.

특히 경기미 소비촉진 협약은 가공업체와 생산자단체가 직접 계약 재배하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대부분의 가공업체는 쌀을 구입할 때 생산 농가보다 중간 유통업체를 통하는 것이 상식이다. 원료가격이 시장가보다 비싸면 일반 시장에 팔고 시세가 싸면 계약업체에 납품하는 관행이 많아 가공업체 입장에서 안정적 구매를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인 것. 여기에다 많은 물량을 일시에 구입하는데 따른 비용부담도 크게 작용한다. 하지만 경기미 소비촉진을 위한 가공업체 계약재배는 경기도가 보증함으로써 현실화됐다.

경기지역 막걸리 생산은 2010년 5만2718톤으로 전국 생산량 34만6966톤의 15.2%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만1322톤으로 전국 35만5006톤 기준 10% 수준이다. 또한 경기지역 막걸리 업체는 56개로 이중 18개 업체의 연간 쌀 소비량은 2044톤 정도다. 이중 국산 쌀이 1257톤인데 경기미 사용량은 691톤에 달한다.

기원종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 대표(56)는 “지난 2010년 연속된 풍년으로 시중 쌀값이 하락한데다 무엇보다 쌀을 판매하지 못해 어려움을 컸다”며 “다행히 막걸리 전문업체인 ㈜우리술에 쌀을 공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숨통이 트였다”고 회고했다.

우리술도 경기미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막걸리를 차별화해 소비자 인지도 제고는 물론 매출 촉진을 꾀하고 있다. 박성기 ㈜우리술 대표는 “경기지역 막걸리 업체들이 경기미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쌀 소비촉진과 홍보에 도움이 된다”며 “주질(막걸리 품질)도 좋아 농가와 기업의 상생협력 효과가 높다”고 평가했다.
 

▲ 기원종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 대표가 막걸리 원료로 사용되는 쌀을 설명하고 있다.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

밥쌀용 벼 가격 하락에 가공용 벼 계약재배로 돌파구
지난해부터 27개 농가로 정예화…조수익 5억원 올려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은 쌀의 판로 확대를 위해 농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경영체다. 지난 2010년 김포쌀연구회를 발족하면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김포는 대부분 밥쌀용 벼인 추청과 고시히까리 ‘하야미’를 재배하는데 2008년 이후 연속 3년 풍년이 들자 가격하락으로 판로가 막혔다. 

기원종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 대표(56)는 “국민들의 쌀 소비가 매년 감소하는 상황에서 식용 쌀의 차별화가 안 돼 안정적 판매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며 “이를 위해 경기도 농업기술원을 찾아가 고민을 상담하면서 막걸리 업체인 ㈜우리술에 가공용 벼를 계약 재배하는 결실을 맺었다”고 전했다.

계약재배는 2010년 18농가가 참여해 16ha에 다수확 품종인 ‘안다벼’를 파종하면서 본격화됐다. 첫해 쌀 160톤을 수확해 무난한 출발기조를 보였다. 하지만 2011년 극심한 냉해로 90톤을 수확하는데 그치는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우리술 박성기 대표가 kg당 35원의 재배장려금을 지원하면서 계약재배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포 특수가공미조합 농가들은 냉해에 강하면서 수확량이 많은 ‘보람찬’ 품종으로 바꿨다.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추천받은 것으로 초기 재배기술 부족 등으로 10a당 560kg 수확에 그쳤다. 다행히 비배관리 등의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은 900kg 이상으로 늘었다.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회원농가는 2014년 60여 명까지 증가하다 지난해 27농가로 정예화됐다. 시중 쌀 가격의 변화로 가공용 쌀 계약재배 농가들이 이탈하면서 조정된 것이다. 면적도 지난해 50ha에서 올해 53ha로 증가했다. 기 대표는 “계약재배에 참여하는 농가 가운데 2ha(6000평) 이상 대규모 경작 농가의 경우 10a당 평균 900kg 이상 수확한다”며 “출하 안정은 물론 수취가격도 높아 1석2조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약물량도 2013년 300톤으로 증가했다. 이후 막걸리 소비위축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200톤으로 줄었다. 계약재배는 매년 파종을 앞두고 3~4월에 체결한다. 정산은 쌀을 납품하고 당해 11월까지 계약금을 포함한 60%가 입금되고, 다음해 2월에 40%가 완납된다.

가격은 탄력적으로 적용하는데 수확기 김포지역의 쌀값 형성을 참고해 최종 확정한다. 보통 ‘추청’가격이 기준이다. 지난해 80kg 1가마 16만5000원을 기준으로 ‘보람찬’은 kg당 1650원으로 정했다. 올해는 전반적인 쌀값 하락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포 특수가공미조합 27농가는 지난해 쌀 305톤을 수확해 5억원의 조수익을 올렸다. 올해는 320톤 정도로 가격조정에 따라 4억9600만원의 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가공용 쌀 공급은 우리술 이외에 일반 가공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식혜업체인 세준푸드 15톤과 떡볶이 업체 떡찌니에 10톤을 공급했다. 올해도 우리술을 포함해 세준푸드 15톤과 떡찌니 20톤에 이어 신규로 소주 업체인 술샘에 10톤 공급을 계약했다.
 

▲ 경기 가평의 막걸리 전문업체인 ㈜우리술이 경기미의 가공용 소비촉진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우리술의 막걸리 제조공정 전경.

“경기미 사용한 막걸리 홍보효과 톡톡”
●(주)우리술

경기미 연간 사용량 1130톤 달해
우리술품평회서 매년 입상 저력


경기 가평의 ㈜우리술은 막걸리 전문 업체다. 지역대표 양조장의 명성을 이어오는 곳으로 박성기 대표가 지난 2000년 인수해 현대화의 길을 걷고 있다. 쌀 사용량은 연간 1130톤으로 경기미는 384톤에 이른다. 이중 300톤은 계약재배를 체결한 김포 특수가공미영농조합에서 공급받고, 나머지 84톤은 공장 소재지인 가평과 인근 지역에서 구입한 것이다.

경기지역 막걸리 업체 56개 가운데 18개 업체가 경기미 691톤을 사용하는데 이중 50%가 넘는 384톤을 우리술에서 사용할 만큼 비중이 높다. 김포 특수가공미조합과는 2010년 계약재배 협약을 체결했다. 첫해 100톤을 시작으로 300톤까지 증가했다. 박 대표는 “막걸리에 경기미를 사용하는 것은 지역 막걸리의 명성을 알리면서 홍보를 높이는 것은 물론 막걸리의 품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우리술의 제품은 20여 종으로 다양하다. 대표 제품인 ‘가평 잣 막걸리’를 비롯해 경기미를 사용한 신제품 ‘알밤동동’, 캔 제품인 ‘미쓰리 유자’ 및 청주 신제품 ‘케이(K) 쓰리’ 등이 유명하다. ‘케이 쓰리’는 ‘경기, 가평, 코리아’의 첫 발음에서 따온 브랜드이다. 박 대표는 “쌀과 누룩만 사용한 알코올 14% 무첨가 청주”라며 “일본의 사케 수입에 대응한 제품으로 쌀 도정률을 높여 담백한 맛을 내는 순미주”라고 설명했다.

우리술은 2011년 정부의 우리술품평회가 시작된 이후 매년 수상을 빼놓지 않을 만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2011년 품평회 첫해 ‘톡쏘는 쌀막걸리’로 막걸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이후 2012년 ‘대통주’로 청주 부분 대상, 2013년 ‘미쓰리 유자’가 막걸리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2014년 ‘복분자 막걸리’가 장려상, 지난해 ‘가평 잣 막걸리’가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유통은 내수의 경우 전국 120개 대리점이 45%로 높다.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편의점 등이 35%, 수출 10% 등이다. 수출은 일본을 비롯한 중국, 홍콩, 대만, 미국, 호주, 독일 등 세계 20여국으로 일본 비중이 30%에 달한다.


박 대표는 2013년 (사)한국막걸리협회 발족과 함께 회장을 맡고 있다. 박 대표는 “막걸리 소비촉진을 위해 현행 10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막걸리의 날’을 11월 1일로 변경하는 한편 매년 봄과 가을에 막걸리 축제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1일 ‘막걸리의 날’은 그해 햅쌀로 빚은 막걸리의 첫 출시를 기념하자는 취지다. 이밖에 막걸리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와 공용병 및 부자재의 공동구매 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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