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원예농협(조합장 박철선)이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1946년, 해방 이듬해 4월1일이 설립일이다. 일제시대 사과를 재배하던 몇몇 농민이 ‘충주과물조합’을 만들었는데 그게 모태다.

농산물 판매 2200억 달성
올 일소피해 과일 1260톤 수매
농약 판매가 25% 돌려줘 호응

박철선 조합장 "미국 수출 총력
과일수급 차원 정부서 지원을"


70의 나이, 충북원협은 어른이 됐다. 품목농협의 본래 모습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조합 사업규모 3000억원. 이중 85%가 경제사업에서 실현된다. 15% 가량이 신용사업이다.

작년에는 농산물 판매사업 2200억원을 달성했다. 청주와 충주 두 곳의 도매시장 공판장이 판매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취급액만 1100억원을 넘어섰다. 거점APC도 자리를 잡았다. 이곳으로 출하하는 농민이 600명이 넘는다. 물량으로는 작년 기준 7000톤이다.

과실 가공공장은 조합의 존재이유를 설명해준다. 이곳에서는 올해 일소피해 과일 1260톤을 수매했다. 20kg 박스로 6만3000개나 되는 물량이다. 홍로, 양광 등 피해 농민 2158 농가가 수매에 응했다. 가공공장은 올해 시설 보완 및 확장에 나선다. 총 사업비 40억원을 투자해 HACCP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농약판매사업은 조합원들에게 가장 호응이 좋다. 판매가의 25%를 돌려준다. 현금 결제시에는 30%를 할인해준다. 남지 않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구매사업 실적은 300억원이 넘는다.

2010년 개장한 하나로마트는 작년 300억원을 넘어섰다. 본점 이전과 함께 문을 연지 5년만에 달성한 것이다. 이같은 실적이 반영돼 충북원협은 1등급 조합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종합업적평가 전국 2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박철선 조합장

그러나 축적된 업적보다 해야 할 과제가 더 많다. 작년부터 본격화된 위기적 현실 때문이다. 포도 복숭아에 이어 사과값도 하향추세에 들어선 것이다. 수입과일의 범람이 사과까지 과잉으로 내몬 탓이다. 박철선 조합장은 수출에서 답을 찾고 있다. 2011년 국내서는 처음으로 미국수출을 한 곳도 충북원협이었다. “타깃이 교민이 아니다. 미국인들이다. 그들이 먹어야 한다. 고품질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남지 않더라도 일정 물량을 해외로 빼내야 한다.”

그러나 수출은 쉽지 않다. 이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처럼 국내 시세가 안 좋을 때나 그런대로 괜찮다. 정부지원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마케팅없이 수출이 되나? 현지에 가서 맛도 보게 하고 홍보도 해야 한다. 과일 수급차원에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

충북 과일의 명품화는 가장 우선한 과제다. 남부와 중부, 북부지역에 맞는 품종을 개발하고 생산부터 유통까지 개선할 부분이 많다. FTA기금으로 추진되는 과실 생산기반 시설사업도 2020년이면 종료된다. 사업의 계속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농가 스스로, 조합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야 할 이유다.

충북원협은 도 단위 광역조합이다. 남부의 영동군에서 북부 단양군까지 3700여 과수 조합원들을 포괄한다. 조합은 규모만큼이나 내용면에서 품목조합 본연의 모습을 보여왔다. 박철선 조합장의 역량이 크게 작용했다. 조합원 직선제 이후 내리 4선을 이어온 게 이를 증명한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과일을 잘 파는 게 첫째다. 도매시장, 대형마트, 시장상인 판매전략이 다 다르다. 전략에 따라 직원을 정예화할 것이다.”

충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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