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가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2013년 1월 대기업의 농업 생산 진출에 반대하며 결기한 토마토 생산 농가들이 3년 10개월 만에 ‘연합회’ 조직으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 11월 22일 충남 논산시 소재 논산농업기술센터에선 전국 200여명의 토마토 생산 농민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2013년 1월 22일 비상대책위원회로 첫 행보를 시작한 이래 집회, 탄원서 제출 등 대기업 진출 저지에 앞장서는 한편 출하조절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쳐 공식 출범하기에 이른 것이다. 연합회는 4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당면 현안 및 과제들이 공식 출범 이후 그들의 앞에 놓여있기도 하다.

품목 대표 조직 자리매김
과채·시설채소 출하 조절
대기업 진출저지 등 과제  


▲걸어온 길=연합회의 첫 태동은 2013년 1월 비상대책위원회 결성이었다. 당시 동부팜화옹의 화성시 화옹간척지 내 토마토 생산에 대한 반대 목소리, 즉 대기업의 농업 생산 진출에 저지하기 위해 비대위가 결성된 것이다. 이후 이들은 세종 정부청사와 여의도에서의 집회, 동부제품 불매운동 등을 거쳐 동부팜화옹이 첨단유리온실 사업을 중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2013년 8월 토마토생산자연합회 준비위원회 2기, 2014년 9월 준비위원회 3기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2015년 11월엔 ‘토마토 과잉 생산에 따른 산지 출하조절 대회’를 열어 산지폐기를 진행하는가 하면 올 7월엔 타 품목 농가들과 함께 LG CNS의 농업 생산 진출 저지에 앞장서 이를 관철시켰다.

▲걸어갈 길=연합회는 앞으로 사단법인 승인을 거쳐 품목 대표 조직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전국 단위 조직이자 생산농가들이 모인 연합회인 만큼 무엇보다 토마토를 중심으로 한 과채류와 시설채소 품목의 출하 조절에 앞장서야 할 과제가 놓여있다. 그동안 토마토 등 과채류와 시설채소의 경우 재배 전환이 용이해 시세에 따라 재배 면적 등이 들쑥날쑥했고, 시세는 또 이를 따라갔다. 특히 최근엔 시설채소 품목이 토마토와 파프리카 등 일부 품목으로 한정되면서 낮은 시세가 지속돼 왔다. 출하 조절을 위해선 더 많은 농가들의 참여도 필요하다. 

또 동부와 LG의 농업 생산 진출이 좌절됐지만 언제 또 어떤 대기업이 나설지 모를 일이다. 이에 대한 경계도 이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주현철 한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장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재배하는 토마토를 국민 대표 먹거리로 만들고 외국 시장을 공략할지,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 재배 농가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고 당국에 무엇을 요청할지 조율하고 정리해야 한다”며 “한국토마토생산자연합회를 통해 각종 정책 및 법률안도 건의하고 소비자와 함께하면서 지속적인 국내 기반 확충 방안을 찾아보는 등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창립총회에서는 연합회에 대한 당부와 조언도 이어졌다. 장상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농업이 강한 이유를 들면 첫째가 정부의 농업정책 관심이고 둘째는 농민의 힘이다. 농민의 힘은 기술력과 조직력으로 나뉘는데 우리의 경우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이지만 조직력이 문제였다”며 “지역 단위 공동선별·계산 등 유통 구조 개선과 함께 농민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도 연합회의 중요한 과제”라고 조언했다.

이헌목 우리농업품목조직화지원그룹 공동대표는 “농민들이 품목별로 단단한 조직을 만들고 품목 조직끼리 협력하면, 시장에서도 정책에서도 농민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며 “농업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토마토생산자연합회와 같은 품목별 조직화”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