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내는 나보다 2년 연상인 92세의 할머니다. 치매병에 걸린 지 8년째 들어선다. 그 오랜 환자를 누구 한사람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고 정성껏모셔 온다. 아들 딸 며느리들 모두 효자 효녀들이다. 나도 모범 남편이라는칭송을 받고 있다. 일평생 혹독하게 부려서 고생을 많이 시켰다. 지금은 내가 약간이라도 사랑의 빚을 갚아 보려고 성의를 다하고 있다. 며느리도 그 긴 세월 환자를 지성스레 모시고 간병을 해온다. 내가 보기에 너무도 딱하게 느껴진다. 이성적으로 “하루라도 빨리 세상을 떠나서 자녀들의 짐을 덜어야지”하고 생각하지마는 감정적으로는 “병이 쾌차하여 더 오래 살아야지”하고 생각한다.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 나는 외톨이가 된다. 인간만이 갖는 이성은 매우소중하다. 인간만이 갖는 풍부한 감정도 이성처럼 소중한 것이다.입력일자:2000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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