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도매시장도 변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자본과 선진경영기법을 갖춘 외국 유통업체가 속속 진출 하는데다 국내 대기업의 유통참여, 직거래 확대 등으로 경쟁이 날로 심화되기 때문이다. 고비용구조를 타파하지못하고 각종 부조리가 판을 치는 한 급변하는 유통환경 속에서 도매시장도퇴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농안법을 개정한데 이어 최근 경쟁력 있는 공영도매시장을 육성한다는 목표아래 2000년도 도매시장 평가계획을 마련, 주목된다. 도매시장 개설자 22개시와 59개 도매시장법인(공판장 22개 포함)을 대상으로 공정거래질서 확립, 수집·분산 노력 등을 평가하여 이 결과에 대한피드-백(feed-back)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도매시장 법인의 경우 우수업체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리고 부진업체는 불이익조치를 내리는 등 지도를 강화하겠다고 한다. 이번 도매시장 평가계획은 전자경매제의 도입과 물류체계 개선 등에 가중치를 확대하는 등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우리가 여기서 주장코자 하는 것은 그 평가결과에 대한 상벌이 명확해야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그동안 도매시장 평가를 해 왔지만, 아직도 고비용구조를 타파하지 못하고 각종 부조리가 판을 치는 것은 그 평가결과가 엄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금까지 평가결과 퇴출된 도매시장법인이 하나도 없다는 데서도 입증된다. 따라서 시설규모, 거래액 등을 고려하여 적정수의 유통주체가 입주, 운영되고 있는 가도 평가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그래서 평가결과에 따라서 극도로 부진한 유통주체는 과감히 퇴출시켜 고비용구조를 타파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영도매시장은 정부의 평가가 아니라도 당연히 수집과 분산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노력해야 한다. 만일 이같은 본연의 기능을 담당하지 못하면 도매시장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대형할인점 등장, 물류센터 개장, 직거래 확대 등으로 도매시장 무용론까지제기되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맞춰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도매시장 무용론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된 도매시장이니 만큼 정부는 평가결과를 엄격히 적용, 현재 만연된 농산물 유통에 대한 불신풍조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며 개설자를 비롯 도매시장법인, 경매사, 중도매인 등 시장관계자들도 도매시장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개혁시대 도매시장이 더 이상 개혁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입력일자:2000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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