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띠 해인 정축년을 맞아 한우사육농민들의 마음이 어둡다. 새로운 희망과 포부를 갖고 자신감에 차 있어야 할 한우사육농민들이 새해벽두부터 지난해 12월이후 곤두박질 친 산지 소값의 영향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등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산지소값은 설날(2.8)특수를 앞두고 대형유통업체들의 비축물량 확보로 일시적으로 오르고는 있지만 장기적인 소값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한우사육농민들의 불안심리는 최근 가축시장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예년 같으면 소사육농민들이 큰소를 팔고 송아지를 입식하는 사례가 활발해한우사육기반 확충에 큰 힘이 됐지만 요즈음 이런 현상은 찾아보기 힘들고오히려 임신우까지 내다 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래에 불안을 느낀 농민들이 소사육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더구나‘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해 1백80만원대 하던 숫송아지 가격이 요즈음 1백만원대로 폭락함으로써 한우농가들의 번식의욕 저하에 의한 생산기반 위축은 물론 번식농가들의 경제적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심각하게 보지 않고 오히려 현재 국내 한육우사육두수를 볼때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국내 한육우사육두수가 총 2백84만두로 전년동기대비 9.6% 증가하고 있는 등 쇠고기 수급에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발상을 갖고 있다는 자체가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 쇠고기 수입쿼터량은 지난해보다 2만톤이 증가한 16만7천톤으로 과잉공급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쇠고기 완전개방은 이제 3년도 채 안남은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한우사육기반이 붕괴되면 앞으로 다시 회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어렵게 구축해 놓은 한우사육기반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고앞으로 한우 씨가 말라 동물원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따라서 위기에 처해 있는 한우사육농민들이 소띠해를 맞아 활력을 찾을 수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도 올해 쌀 문제와 소값문제를 농정의 최대 현안으로 보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내실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그동안 추진했던 정책의 오류가 무엇인가를 냉철히 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싶다.
이를통해 정부는 우선 농가들이 번식사업에 참여, 안정적으로 소를 사육할수 있도록 송아지 가격안정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이 제도 실시에 대해서는농림부도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90년초부터 검토하다가 95년 이를 시행할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결국 의지 부족으로 시행되지 못하고 흐지부지돼 있는 상태다. 일본이 지난 91년 쇠고기완전개방 이전에 자우가격안정제도를 실시함으로써 화우농가들이 수입개방에 쉽게 대응했다는 점을 교훈삼아 지금이라도 이 제도의 실시를 서둘러야 한다.
이와함께 정부는 지난 1월1일부터 식육판매업소에서 식육을 판매할 경우부위별.등급별 및 국내산 쇠고기는 품종별로 구분판매토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소매단계에서는 일부 대형업소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한우고기의 소비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제도가 조기정착되기 까지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우사육농민들이 한우고기의 차별화를 통해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강력한행정력을 발휘해서라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아울러 이 시점에서 한우사육농민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배합사료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본다. 사료업체들은 환율인상 과 현재 사용하는 사료의 원료곡물이 구곡이니 신곡이니 등의 이유를 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경쟁력제고에 함께 동참하는 과감한 결단을 기대한다.
한우사욱농민들이 올해 소처럼 여유와 인내를 가지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 생산자단체, 그리고 관련업계가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발행일 : 97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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