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여정 마무리 해피버스데이

농촌의 매력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해피버스데이(Happybusday)’가 도시민들의 뜨거운 성원 속에 올해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5월~11월까지 총 45회 진행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전국 곳곳서 농업농촌체험 

농촌 매력에 푹 빠져 입소문
“참여기회 늘려달라” 요청 쇄도
지방권역까지 확대 준비

 

 

국민이 공감하는 행복한 농업·농촌 모델 확산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주관하는 ‘해피버스데이’는 도시민들이 변화하는 농촌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팸투어 프로그램으로, 2013년 시작돼 올해로 4년째를 맞이했다.

매주 목요일이나 금요일 버스를 타고 농촌으로 떠나는 해피버스데이를 통해 현재까지 3000명이 넘는 도시민들이 100곳이 넘는 전국의 농촌마을을 찾았다. 낙농체험, 토마토 수확, 소시지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이 함께하는 여유로운 농촌여행은 도시민들에게 농촌의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올해는 특별히 매월 한 차례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족, 새터민 등을 초대하는 등 공익성을 강화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2016년 행사는 5월부터 11월까지 총 45회 진행됐으며 어린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총 1500여명이 참여했고, 경기도 양평, 충북 괴산, 전남 무안, 경남 거창 등 다양한 지역에서 목장체험, 농산물 수확체험, 공예체험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매회 당 30여명의 도시민들이 참가하는데, 신청 접수에는 평균 4: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지방 대도시에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피버스데이를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농식품부는 주요 농정과제인 ‘6차산업 활성화’와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25회에서 올해 45회로 일정을 대폭 늘리고, 전국 5개 권역별로 확대·운영하는 등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한 바 있고, 최근 지방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피버스데이를 주관하고 있는 농정원 이재철 주임은 “복잡한 도시를 떠나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농촌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해피버스데이가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 수도권과 지방권역에 참여 기회를 균등하게 배분해 최대한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촌체험 베스트 3
 

 

트랙터 마차 타고 유제품 만들고
▲청원목장 :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청원목장은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어하는 바보처럼 순박한 목장주가 운영하는 곳이다. 목장주의 세련된 진행과 유머가 재미를 더하고, 트랙터 마차부터 유가공제품을 만들어보는 체험까지 목장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알차게 엮어 제공한다.
 

 

연초록 찻잎에 눈과 코 즐거워
▲보향다원 : 전라남도 보성에 위치한 보향다원은 다채롭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직 향긋한 연초록의 찻잎 향만으로 몸과 마음의 모든 감각을 채워주는 풍성한 경험을 제공한다. 내 손으로 맑게 내린 차와 부드럽게 쪄낸 떡 한 점을 통해 잡스러운 것 하나 묻어나지 않는 우리 차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다.
 

 

수원 백씨 집성촌으로 나들이
▲맹골마을 :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맹골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수원 백씨인 집성촌이다. 전통적인 농가활동 이외에도 칠보공예, 한지를 이용한 등 만들기, 목공예 활동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농촌마을 특유의 친절함과 푸근함으로 방문자들을 살갑게 맞이해준다.
 

▲하일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윤서 양(왼쪽)과 친구들이 인절미를 먹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춘천 원평팜스테이마을
“농촌이 이렇게 재밌는 곳이구나”

네 살 아기부터 73세 어르신까지
농촌여행에 시종일관 웃음꽃
떡메치기는 어린이들 사랑 듬뿍
어른들은 두부 만들기에 흠뻑


“농촌이 이렇게 재미있는 곳인지 몰랐어요.(웃음)”

▲이날 일정을 모두 마친 해피버스데이 참가자 들은 좋은 추억을 선사한 원평팜스테이마을에 고마움의 인사를 남겼다.

지난 17일 강원도 춘천 원평팜스테이마을에서 해피버스데이의 45번째 여정이 진행됐다. 하늘색 버스(해피버스)를 함께 타고 온 서울과 경기지역 참가자는 모두 30여명. 대부분 가족단위로 참가한 이들은 트랙터 마차타기와 인절미 떡 메치기, 벼 탈곡, 두부 만들기, 짚공예 체험 등을 즐기며 여유로운 농촌여행을 만끽했다. 73세 어르신부터 4세 어린아이까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신기하고 재미있는 농촌체험에 시종일관 웃음꽃이 피었다.

트랙터 마차 안에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즐거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손주와 함께 이번 체험에 참가한 정영성(69·경기 군포) 씨는 “트랙터 마차를 타고 38선까지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빨라서 재밌었다”며 “마을을 둘러보면서 퀴즈도 풀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인절미 떡 메치기는 어린 참가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쿵덕쿵덕’ 떡을 찧고, 곧장 콩가루를 듬뿍 묻힌 인절미를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윤서(9·경기 광명) 양은 “떡을 많이 찧을수록 맛이 좋아지는 걸 처음 알았다”며 “인절미를 직접 만들고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원평팜스테이마을 양찬식 대표가 벼를 탈곡하는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있다.

아이들은 수동식 벼 탈곡기에 호기심을 드러내며 진지한 자세로 벼 탈곡을 체험하기도 했다. 아들과 단둘이 해피버스데이에 참여한 고현석(43·경기도 광명) 씨는 “벼를 탈곡하고, 트랙터 마차를 타는 체험들이 처음 해보는 것들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농촌이 이렇게 재미있는 곳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참여했는데, 좋은 추억을 만든 것 같아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고소한 두부를 직접 만드는 체험은 어른들에게 더 인기였다. 미리 불려 갈아놓은 콩을 끊는 물에 넣어 익힌 후 비지와 두유를 분리하고 간수를 넣어 두부를 만들었는데, 집에서 직접 해보겠다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서울 구로구에 거주하는 이윤호(41)·이지은(36) 씨 부부는 “인터넷을 통해 아이와 함께 갈만한 곳을 검색해보다가 해피버스데이를 알게 돼 참여하게 됐는데 기대이상으로 좋았다. 아이가 벌써부터 또 오고 싶다고 난리”라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농업·농촌을 잘 모르는데 이번 체험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삼삼오오 둘러앉은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이 짚공예를 통해 달걀 꾸러미를 만들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 하일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같은 반 친구 3가정과 함께 참여한 김명성(38) 씨는 “1년에 10번 정도는 학교에 안 보내고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데 농촌체험은 아무래도 저학년일 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친하게 지내는 어머니들과 상의해 함께 오게 됐다”면서 “대부분 체험활동이 가족단위로 이뤄지는데, 지인들과 함께 농촌체험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번 농촌체험을 진행한 원평팜스테이마을 양찬식 대표는 “늦가을이라 더 많은 농산물을 챙겨 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라며 “오늘 우리 마을에 오셔서 농촌체험을 하고 가셨는데, 오히려 제가 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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