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전통식품산업의 숙원사업이었던 대도시 종합전시홍보장 ‘농림부지원 고향장터’가 지난 23일 서울시 서초구 서초역 사거리에 개장됐다. 이에따라식품가공산업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WTO(세계무역기구)체제 출범이후 값싼 외국 농수산식품의 무분별한수입에 대응하기 위해 일련의 노력을 계속해 왔다. 우리 고유의 식생활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천2백31개소의 산지 농수산물가공공장을 육성해 왔다. 지난 89년부터 96년까지 4천8백여억원을 투자한 결과이다. 정부는 또 이들에게 원료수매자금 및 포장디자인 개발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신제품을 개발, 기술을 이전하고 있으며 경영지도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통가공식품들은 마케팅능력의 한계가 있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당연히 소비자들의 전통식품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다. 이번에 개장한 이 ‘고향장터’는 일단 전통식품과다수의 소비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장소가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총 32억원을 들여 개장한 이 판매장은 5백여평으로 3백여 전통식품 생산업체가 입주하여 자사제품을 직접 홍보, 판매한다는 점에서 다른 점포와 차별화된다. 이 매장은 전통 식품의 전시 홍보, 생산자와 소비자 직거래, 고객서비스센터 운영, 대형 유통판매업체에 대한 물류기지 역할, 해외바이어와의 수출창구, 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판매서비스기법 도입 등을 그 운영방법으로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 전시판매장의 성과를 보아 앞으로 매년 1개소씩 전국적으로 10개까지 매장을 확대 개장할 계획으로 있다.
이번 판매장 개장으로 생산자에게는 안정된 판로 확보와 생산자간 협력으로 생산원가 절감과 함께 지역특화상품을 개발 추진되는 기회가 마련됐다.한편 소비자에게도 원-스톱(ONE-STOP)쇼핑으로 편리하게 우리 농수산식품을 믿고 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이번에 개장한고향장터 뿐만 아니라 앞으로 개장예정인 판매장은 반드시 활성화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몇가지를 조언코자 한다.
첫째 유통업은 입지산업이라고 일컬을 만큼 그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활성화 여부가 달려있다.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전시하더라도 장소가 불편해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매장은 주차공간 확보 등교통의 편리성과 함께 상권형성 조건 등 입지선정에서부터 종합적인 분석이있어야 한다.
둘째 판매장의 운영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 판매장은 전문유통인력 확보를 통한 직영관리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통업에서 실패한기업의 대부분이 개점시 일부 임대운영으로 종합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소비자가 외면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와함께 매장내의 기자재 등 하드웨어와 서비스 등이 소비자들의 욕구에맞도록 세련되고 편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신용사회에서현금아닌 카드활용이 일반화되고 있는데 고향장터의 예서 보듯 전자계산대하나없이 현금거래만 하도록 돼 있는 것은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제품의 구색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이다. 적정한 공간에 각 도의 다양한 특산물을 고루 갖춤으로써 소비자들이 일괄쇼핑이 가능토록 해야한다. 그러나 많은 업체가 동종의 상품을 너무 많이 진열하는 것은 매장활성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울러 지적코자 한다.
전통식품을 보호.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업계의 노력으로 개장한 ‘고향장터’가 전통식품산업 발전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정부.지방자치단체.업계의 공통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발행일 : 97년 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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