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돼지고기가 수출농업의 새희망으로 떠 오르고 있다. 91년까지만 해도 돼지고기값 변동의 심화로 물량 3천6백49톤, 금액 2천1백달러로 수출이 부진했으나 94년이후 돼지고기값이 안정되면서 등심, 안심 등 고급부위의 수출이 늘어났고 특히 지난해는 뒷다리부위까지 수출되면서 물량 3만6천8백62톤, 금액 2억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각각 2백50%, 2백24%나 늘어나는 놀라운 수출증가율을 보였다. 돼지고기가 국내 농축산물의 수출산업화에 선도적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자신을 얻은 양돈농가를 비롯한 가공업체, 정부는 그동안 축적된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의 수입축산물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고품질 위생 돼지고기를 생산, 올해의 수출목표 3억달러, 5만5천톤을 기필코 달성하겠다는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특히 정부는 이같은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0개의 돼지고기 품질개선단지에 1백20억원의 품질개선비를 지원,규격돈의 생산확대를 유도하고 수출업체에 대해서도 3백49억원의 규격돈 구매자금을 지원하는 등 종합지원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지적코자 하는 것은 올해의 국내 돼지고기 수출여건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이다. 먼저 97년 7월1일부터 양돈업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자유화되고 냉동돼지고기도 관세 33.4%로 수입이 개방된다. 따라서 만일 국내 돼지고기값이 안정되지 않고 지나치게 높을 경우 자유화 초기부터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양돈업 포기현상이 가속화돼 일본과 같이돼지고기 수입국으로 전락하지 말란 법도 없다. 이러한 우려는 축산분뇨 단속강화로 양축심리가 위축돼 영세농가의 감소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전업농가 역시 수입개방 이후의 양돈업 전망을 관망하면서 사육두수를 늘리지않는 등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돼지고기의 주수출국인 일본이 지나친 수입확대를 막기위해관세긴급조치(SG, SSG)를 연중 발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 대만,덴마크 등 주요 수출국들이 개방된 한국시장을 겨냥할 것으로 예상돼 돼지고기값이 큰폭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가 없다.
이와함께 그동안의 대일 수출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이지만 저가.저질품의대량 수출로 한국산 돼지고기의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고 PSE(일명 물돼지)발생 돼지고기의 수출로 가공수율이 저조한데다 가공품질이 불량하며 한국의 냉장육 유통기간이 다른 주요 수출국보다 짧은 근거리 유리성을 살리지못하는 것 등이 대일 돼지고기 수출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돼지고기 대일 수출여건의 불리성도 양돈농가를 비롯한 수출업계,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를 위해 가장 급선무가 안정적인 수출규격돈 생산체계 구축과 유통이다. 현재 돼지고기 수출에 있어서 국내의 생산물량 자체 부족과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원료돈 구매값의 고가행진이 지속되면서 대두되고 있는 출혈수출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규격돈 생산기반구축과 업체간 과당경쟁 방지로 안정적 규격돈 구매가격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또한 현재 60%선에 불과한 수출규격돈 합격률을 제고하는 것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를 위해 현재 1백kg에서 사육을 중단하는 사육체계에서 탈피, 1백10kg까지 늘리는 사육패턴으로 전환하는 한편 단지 현재 값이높다는 점을 겨냥, 조기출하를 위해 비육후기에 육성.자돈사료까지급여하는것은 절대 금지하고 한달전 휴약기간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외에도 오는 4월 일본의 원산지표시 의무화에 대비한 국내산 돈육의 품질고급화와 함께 대일 홍보강화, 출혈수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업체에 대한 정부의자금지원조건의 완화 등도 꼭 필요한 대책이다.
발행일 : 97년 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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