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강경식 부총리를 팀장으로 하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기조는 저성장을감내하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자는 구조조정에 초점이맞춰져 있다. 즉 올 세수목표를 2조원 줄이고 집행예산은 당초 절감목표 1조원에 더해 1조원을 추가로 절감하며 내년 예산은 한자리수 증가로 긴축편성,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 국제수지 방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물론 뼈를 깍는 고통이 있어도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환영이다. 그러나 우리는 새 경제팀들이 아직도 구조적으로 취약한 우리 농어업을희생물로 삼아 경제를 살리겠다는 발상을 세운 점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강 부총리는 20일 발표를 통해 내년에는 농어촌구조개선 사업의 차질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결국 중장기로 추진되고 있는 농어촌구조개선사업 및 농어촌특별세 지원사업의 자금지원을 예산절감차원에서 줄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은 정부가 92년부터 98년까지 농어촌의 생산기반 정비, 유통구조 개선,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6조7천억원이 배정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제정경제원은 효율성에 의문을제기하면서 농어촌구조개선 사업자금의 지원축소를 주장해 왔다. 결국 이러한 계획은 신임 경제부총리의 부임으로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강 부총리는 농어촌구조개선사업 곳곳에서 정부지원이 낭비되는 결과가 빚어지는등 현재의 구조개선사업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였다. 그래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은 과감하게 지원을 축소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그러나 이는 일부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마치 모든 곳에서 발생하는 것으로치부, 효율성을 전가의 보도로 사용해 농어업을 포기하겠다는 발상에 다름아니다.농어업부문의 투자효율성은 단기간에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정부도이를 인정하고 있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 가운데 정부가 공공성을 인정해직접투자하는 사업의 많은 분야는 투자수익율을 5%로 잡고 있고 임업분야는이보다 낮은 3%로 잡고 있다. 그만큼 장기간에 걸쳐 투자가 이뤄지고 난뒤사업의 효과가 발휘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당초계획대로 투자를 모두 실시하지도 않은 채 벌써 효율성을 들먹이며 투자를줄이려 하고 있는 것이다.이에대해 농민들은 정부가 UR협상에 따른 농수산물 전면수입개방에 대비,낙후된 우리의 농업구조개선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의해 국민적인 합의에 따라 획기적으로 실시한 57조 사업을 송두리째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OECD 가입으로 어떤 형태로든 수입개방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 불안감은 더욱 크다.특히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될 점은 허리띠를 졸라매려다 겨우 살아나려는농어가들의 활기를 완전히 꺾어버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우리농업은 고도성장기에 증산에 의한 국민들의 먹거리 생산과 제조업분야의 노동력 제공등 전체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내해 왔으며 90년대 들어 몰아친 UR등 개방파고를 넘어 이제 겨우 국제화시대에 자립기반을 마련하려는 어려운 노력을 하고 있다.이처럼 중요한 고비에서 정부가 농어민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것은 오히려정부가 정책의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현재 한보사태와 국제수지 적자 등 경제가 어려운 것은 현 정부의 실정에의한 것이다. UR협상과정서 쌀 시장 등을 개방하는 대가로 농어촌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이제와서 경제위기의 책임을 농어민들에게 전가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발행일 : 97년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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