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시범재배에 이어 농협이 올해 본격적으로 도입한 벼 직파 재배가 생산비를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벼 직파재배란 못자리를 했다가 다시 모를 이앙하는 이앙방식이 아니라 싹이 튼 볍씨를 그대로 무논에 점파하는 방식으로, 모 생산과 이앙에 드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전체적인 벼 생산비를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말 충남 보령시 남포농협 관내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김태흠 새누리당(충남 보령ㆍ서천) 의원, 김동일 보령시장 및 관내 농업인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벼 직파재배 수확 및 동계작물 파종 시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농협이 2013부터 2014년까지 2년간 발아한 볍씨를 직접 무논에 뿌려 이앙을 대신하는 벼 직파재배에 대한 시험재배 후 전국 50여개 농협으로 확대, 수확결과를 살피는 첫 행사로서 이앙재배보다 벼 직파재배가 생산비를 10% 넘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총 52개 농협에서 직파재배를 실시한 결과 이앙재배에 비해 총 생산비용을 10.6%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ha당 73만1000원을 절감했다는 것으로 수확량은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ha당 직파를 할 경우 비용이 107만8000원이 드는데 반해, 이앙을 할 경우에는 180만9000원이 들었다는 것.
특히 농협은 벼 직파재배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올해 50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내년에는 이를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으로 1000억원의 무이자자금을 지원하고, 파종기 및 개량물꼬 등 직파에 필요한 기자재도 지원, 참여농협의 숫자도 100개소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농촌진흥청 및 농협창조농업지원센터와 연계해 농업인과 임직원에 대한 기술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견학도 병행해 직파재배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
농협에 따르면 이처럼 벼 직파재배를 농협이 추진하게 된 이유는 농가 생산비용 절감과 함께 고령화된 농촌사회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 일손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육묘와 이앙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벼 직파방식은 직파 전 10일, 5월초 사질토양는 5∼6일, 점질토양는 6∼7일 가량 담수를 한다. 이어 수평제어기가 부착된 트랙터로 정지작업을 하고, 경심은 15cm 정도로 한다. 이어 제초제 살포 후 5일간 담수를 한 후 파종 1~2일 전에 논에서 물을 완전히 뺀다.
이어 직파 8일전 종자선별를 선별해 소독한 다음 5일간 침종을 거쳐 싹 길이가 1~2mm가 된 것을 확인한다. 이어 60~80마력 정도의 트랙터에 부착형파종기나 동력파종기를 달아 주간 14cm간격으로 5~7립정도를 점파하고, 완효성비료로 측조시비를 한다. 이어 파종 후 논 표면이 마르면 4~5일째 물을 한 번 대고 다시 뺀다. 이어 11~13일 째 3일간 담수를 하고, 14일 제초제 살포 후 5일간 담수를 하면 된다.
이에 따라 농협은 벼 직파재배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52개 농협에서 총 2500ha에서 벼 직파재배를 실시했고, 이를 내년에는 100개소 10만ha로 늘릴 계획이다. 이어 2010년에는 300개 농협 100만ha로 재배면적을 늘린다는 계획.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52개 농협에서 벼 직파재배를 실시한 결과 ha당 생산비가 73만1000원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수확량도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병해충 발생비율도 낮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수확량이나 병해충 발생 비율, 도복 등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은 현재 농촌진흥청에서 진행 중”이라면서 “2020년 직파면적으로 10만ha로 확대할 경우 약 730억원 정도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