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내가 어려서 글방에서 한문을 배울때에 매달 강(講)을 하였다. 배운 것을 외우는 것이다. 십여명의 서당 아이들이 제 각각 배운 것을 다 외우자면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므로 매일 배운 글의 첫 구절을 작은 종이 쪽지에 써서 글자가 보이지 않도록 심지를 꼬아서 책 갈피에 꽃아 놓고 선생님 앞에가서 꿇어 앉았으면 선생님이 그 중의 하나를 임의로 뽑아서 주면 펴보고그 대목을 외우는 것이다.기억력이 좋지 않은 한 아이가 있었다. 글은 외지 않고 밤마다 동네 뒤의돌부처를 찾아 가서 글 대목을 알려 달라고 기도했다. 하루는 장난꾸러기아이가 미리가서 돌부처 뒤에 숨었다가 어느 대목을 외우라고 말했다. 그아이는 그 대목만을 외웠는데 그 대목의 심지가 뽑혀서 잘외우게 되어 장원을 했다. 아이들이 놀라며 돌부처가 어찌 말을 하겠느냐, 사람을 시켜서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교의 신앙도 이런 것같다.<성천 류달영>발행일 : 97년 4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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