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류 하역작업이 이뤄져야 하는 곳에 노점상들의 집기가 쌓여있다. 운송차량은 우측 경매장 쪽으로 바짝 붙여 주차를 못한다.

가락동 수산시장 내 노점상 집기 문제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와 노점상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새로 조성된 패류 경매장 앞 도로에 노점상들의 집기가 쌓여있어 정상적 하역작업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패류 반입 물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경매 차질에 따른 출하 어민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패류 경매장 앞 도로에 쌓여있어 하역작업 차질
날씨 쌀쌀해지면 경매물량 더 늘어나 논란 고조
노점상측 “집기 치우면 주차차량 영업방해” 주장


문제가 불거진 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9월 말 가락동 수산시장 내 패류 경매장을 새로 조성·운영하면서부터다.

그간 패류 경매는 수산시장 옆 제1주차장을 임시경매장으로 활용해 이뤄져왔으나,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직판상인들이 가락몰로 이전하자 공간이 확보돼 패류 경매장을 조성한 것이다.

하지만 패류 경매장 앞 도로에 노점상들의 집기가 쌓여 있어 자정 무렵부터 이뤄지는 패류 경매에서 정상적인 물류 이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현재 가락동 수산시장에서 영업 중인 노점상은 37명 정도로, 주로 냉동수산물을 취급하며 스티로폼 박스 등 집기류를 도로에 쌓아 놓고 퇴근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측은 패류 경매장을 조성하면서 노점상들에게 퇴근 시 집기를 다른 곳으로 치워놓아 달라고 협조를 구했으나 지켜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패류 경매 물량은 앞으로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되는 상황. 공사에 따르면 패류를 운반하는 대형차량은 지난달 하루 30대에서 최근 60~70대까지 늘어났으며, 11월에는 100대까지 증가하게 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노점상들에 의해 도매시장의 기본적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에 곱지 않은 시선이다. 수산시장 내 한 상인은 “지금처럼 집기가 쌓여있으면 김장철 때 경매에 큰 지장이 있을 것”이라며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퇴근할 때 집기를 다른 곳에 치워달라고 하는 건데 노점상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점상 측에 관여하고 있는 송파노점상연합회 김우성 지역장은 “가락시장 현대화사업 과정에서 노점상들의 목소리가 소외돼 피해의식이 크고, 집기를 치운 곳에 일반 주차 차량 등이 있으면 그 다음날 영업에 방해가 된다는 우려가 있다”며 “집기를 일부만 정리해 경매 물건을 실은 차량이 경매장 안으로 들어가 하역하도록 하라는 게 우리 주장이다”라고 말했다.

공사 측은 10월 27일 낸 보도자료에서 패류의 정상 물류를 위해 부당한 점유 및 업무방해 노점상들에 대해서는 엄중이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영규 공사 수산팀장은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패류 물량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노점상 집기류 정리가 지연되면 수산물 유통에 더 많은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며 “수산물 하역이 늦어지면 경매가 지연되고, 경매가 늦으면 경매가격이 하락해 그 피해가 어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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