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불정면에서 콩 수확을 하고 있다. 이 지역 농가들은 고온과 가뭄에 따른 수확량 감소 피해를 하소연하고 있다.

올해 콩 작황이 저조하다. 흉작이 예상된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까지 생산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 7~8월 계속된 이상고온과 가뭄 탓이라는 게 농민들의 설명이다.

7~8월 이상고온·가뭄 탓
"콩알 작고 쭉정이 많아"
밭콩·파종 이른 곳 피해 심각
수입콩 많아 가격도 안오를듯 


충북에서 콩 생산량이 가장 많은 괴산군 불정면이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가장 많은 콩을 재배하고 있는 안병수씨는 30% 생산량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4만평 1모작 콩 농사만 짓는 그는 “콩알이 작고 알이 생기지 않은 쭉정이가 많다. 여름에 비가 오랫동안 안오고 너무 더워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10월 26일 첫 수확에 들어간 이충헌씨는 “지금쯤 콩잎이 마르면서 떨어져야 하는데 잎이 무성한 곳이 많다. 한창 클 시기에 가뭄이 들어 알이 차지 못했다. 논은 물을 대기 쉬워 덜 한데 밭콩은 상태가 안좋다”고 말했다.

꽃이 피고 수정이 될 시기에 물 공급이 안된 곳에서 피해가 심하다는 얘기다. 논콩은 그나마 물 공급이 가능했으나 밭콩은 가뭄탄 곳이 많다는 것이다.

농민들은 파종시기가 이른 곳일수록 피해가 더 컸다는 말도 한다. 보통은 6월20일 전후 파종을 하지만 올해는 5월말부터 6월초에 한 농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파종이 이를수록 콩알이 제대로 안지 않았다는 게 농민들 얘기다.

1만5000평 콩 농사를 짓는 현규석씨는 50% 정도 소출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씨는 “알이 작고 꼬투리를 까보면 비어있는 게 많다. 2모작을 한 농가는 파종이 늦어 피해가 덜 한데 1모작 한 곳은 콩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5000평 농사를 짓는 전환백씨는 아예 수확을 포기한 밭도 있다. 그는 “고온과 가뭄으로 수정이 안된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비가 오면서 2차 생장을 했다. 영양이 콩알로 안가고 줄기와 잎으로 갔다”고 말했다.

이곳은 작년에 콩 썩음 피해로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올해는 생산량 감소로 수익이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양이 줄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농민들의 기대는 크지 않다. 안병수씨는 “수입콩이 워낙 많이 들어온다. 올해 생산이 줄어도 가격이 오를 것 같지 않다. kg당 최소 4200원은 나와야 수지가 맞는데 그게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괴산=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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