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 또는 그 가공품의 명성·품질 기타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 기인하는 경우 해당 농산물 또는 그 가공품이 그 특정지역에서 생산 및 가공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시다. 지역명칭+품명을 함께 붙인다. 가평잣이나 보성녹차, 고창복분자, 이천쌀 등과 같다.


지리적 특산품 국내외적 보호

▲도입목적과 등록현황=국제적인 지리적 표시보호 강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우리나라의 우수한 지리적 특산품을 국내외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개방화시에 수입 농·식품과의 품질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와 지리적특산품의 품질향상을 통한 지역특화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취지도 있다.

지리적 표시 등록 활성화 및 권리구제 강화를 위해 등록대상 품목을 2000년 인삼, 인삼제품, 녹차 등 3개에서 2002년 150개로 늘리고, 2007년 모든 품목으로 확대했다. 지리적표시권 보호 강화 차원에서 민사적 특례(권리침해 금지청구권, 손해배상 청구권)와 심판 및 소송규정 등을 신설했다. 관련제도는 지리적표시와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지리적표시 증명표장이 있다.

등록현황은 2016년 2월 현재 총 150건이 등록됐다. 농축산물 98개, 임산물 52개 등이다. 소비자의 전통식품에 대한 관심 증가와 농촌지역 개발사업 영향으로 2005년부터 등록이 증가하고 있다. 해수부가 맡는 수산물 21건이 별도로 등록됐다.


지리적 특수 품질·명성 지녀야

▲등록절차와 심의기준=신청자격은 특정지역에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수산물 또는 그 가공품을 생산하거나 가공하는 자로 구성된 단체(법인)가 해당된다. 등록대상 품목의 생산자 또는 가공업자가 지역 내에 1인만 존재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개인 신청이 가능하다.

등록 대상은 농수산물 및 그 가공품이다. 등록기관은 농산물 및 그 가공품의 경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임산물 및 그 가공품은 산림청, 수산물 및 그 가공품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다. 절차는 신청-심의-등록신청 공고-이의제기 및 심의-등록공고-표시사용 및 사후관리를 거친다.

심의기준은 품목의 우수성이 국내 또는 국외에 널리 알려져야 한다.(유명성) 또한 지리적 원산지에서 기인하는 특수한 품질, 명성 또는 기타 특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지리적인 특성) 아울러 해당 상품의 ‘생산, 가공 준비과정이 동시 또는 각각’ 해당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지역과의 연계성)


지리적재산권으로 권리 부여

▲표시보호와 사후관리=표시보호는 지리적표시 등록자에게 지리적표시를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으로서의 권리를 부여한다. 지리적표시권은 지리적 표시품의 표시(등록명칭 및 인증표지 사용)다. 또한 권리침해 금지청구권도 부여된다. 이는 지리적 표시권의 침해 또는 침해우려에 대한 침해금지 또는 예방 청구를 위한 것이다.

손해배상 청구원도 있다. 이는 고의 또는 과실로 지리적 표시권을 침해한 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이다. 허위표시도 금지된다. 지리적 표시품이 아닌 농산물 또는 그 가공품에 지리적 표시 또는 이와 유사한 표시 금지 및 지리적 표시품과 혼합 판매·보관·진열을 금지한다.

사후관리는 지리적 표시품에 대해 생산·유통 단계별로 분기 1회 이상 실시한다. 지리적 표시품의 적합성에 대한 조사와 관계 장부 또는 서류의 열람, 시료수거·조사 또는 전문시험기관 시험의뢰, 지리적 표시품의 표시 시정 명령 등이다.

기대효과는 시장차별화를 통한 부가가치 향상과 지역경제 발전에 있다. 생산자 단체가 품질향상에 노력함으로써 농산물의 품질향상을 촉진하고, 생산품목 전문화를 통한 농산물 수입개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효과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구입하고, 정부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의미가 있다.
 

▲ 가평은 전국 잣 생산량의 40%를 점유하는 주산지다. 잣 채취 전문가가 잣나무에 올라가 장대를 이용해 수확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사례/(사)가평잣협회
임금님 진상품 ‘가평잣’ 품질관리

지적재산권 확보·명칭보호
소비자 신뢰 향상 도움
지명 인지도 제고·명성 확산
‘특품’만 판매하도록 규정


가평잣협회는 국내 잣의 대명사로 통하는 ‘가평 잣’을 보호하고, 잣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다. 잣의 자율적 생산과 품질향상, 출하조절 및 공동판매 촉진 등의 활동을 전개하면서 지리적표시 상품인 ‘가평 잣’의 품질관리를 통해 우수성을 홍보함으로써 농가 소득증대와 가평의 잣 산업발전에 기여하는데 있다.

협회는 잣 채취자를 비롯한 가공업체, 산주 등 180여 명이 참여한다. 주요 사업은 가평 잣의 소비와 판매촉진, 지리적표시 사후관리 및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건의 등이다. 가평은 잣 주산지로 잣나무 생육에 적합한 북위 38도상에 위치하는데 전국 생산량의 40%를 점유할 만큼 비중이 높다. 산림이 6만9425ha로 가평 전체 면적의 83%에 달한다. 이중 잣나무는 2만650여ha로 30%에 이른다. 잣 수량이 가장 많은 30~40년 수령이 4389ha(21.3%)로 그만큼 수확량도 많다. 잣 생산액도 연간 200억원 정도로 단일 품목으로는 군내 으뜸이다.

임연옥 사무국장은 “가평 잣은 ‘임금님 진상품’으로 명성이 높다”며 “몸에 좋은 필수지방산이 많아 고소한 맛이 풍부하고 윤기와 광택이 좋은 특성을 갖는다”고 자랑했다. 특히 올해는 잣 풍년으로 2100여 톤의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생산량 400톤보다 5배 이상 많아 농가 소득증대도 기대된다. 잣은 보통 ‘처서’ 절기에 산신제를 봉행하고 수확을 시작하는데 9월에서 11월까지 계속된다.

잣 가공업체는 산림조합을 포함해 20여 개로 이들이 잣을 수확과 가공을 거쳐 제품화해 유통시킨다. 이들과 함께 활동하는 종사자들까지 포함할 경우 연간 2000여 명이 잣 산업에 종사할 만큼 지역경제 기여도가 높다.

가평잣협회가 결성된 것은 2007년. 가평 잣을 보호하면서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2009년 산림청에 지리적표시 품목으로 등록했다. 임산물 25호다. 이후 2014년에는 특허청에 ‘지리적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마쳤다. 이에 대한 사후관리를 책임지고 수행한다.

지리적표시 등록에 따른 효과는 여러 가지다. 우선 지적재산권 확보와 명칭이 보호되고, 소비자 신뢰 향상에 도움이 된단다. 아울러 정부의 각종 지원 사업 유치에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임 사무국장은 “‘가평’이란 지명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명성을 확산시킴으로써 가평 전체 농산물에 대한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자랑했다.

원산지 관리는 개인회원의 경우 ‘가평 잣 지리적 특산품 생산량·출하량 기록대장’을 작성, 비치한다. 단체회원은 잣을 수매할 때 ‘가평 잣 수매량 기록대장’을 작성하고, 판매할 때는 ‘가평 잣 지리적특산품 가공·판매량 기록대장’을 작성해 열람토록 하고 있다.

지리적특산품 관리도 자체 품질기준의 ‘특품’에 부합하는 가평 잣만 판매토록 하고, 다른 지역에서 채취하거나 가공된 잣을 가평 잣으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또한 다른 제품과 섞이지 않도록 별도로 구분해 판매해야 한다.

잣협회는 이와 함께 향후 가평 잣의 지리적표시를 통한 원산지 보호를 위해 잣을 수확할 때 송이 잣을 담는 PP포대(80kg)와 조곡용 포대(40kg)에 대한 군청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평 잣’이란 표시가 부착된 포대를 50% 지원하면 농가부담을 줄이고 다른 지역 잣을 담지 못할 것이란 효과도 있기 때문이란다. 임 사무국장은 이와 함께 “잣 조형물을 도로변에 설치해 가평 잣을 알리는 상징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장기명 가평군산림조합장이 조합에서 직접 만든 잣을 설명하고 있다.

“가공 노하우로 식감 좋고 고소해”
#장기명 가평군산림조합 조합장

잣 가공공장 매년 10% 성장
실백가공서 공정 차별화
신선도 높아 소비자 선호
10여단계 공정거쳐 판매대로


“가평군산림조합은 조합원 농가에서만 잣을 수매해 가공함으로써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가공의 노하우로 잣의 맛이 고소하고 식감도 좋습니다.” 장기명 가평군산림조합 조합장(69)은 “산림조합은 가평 잣만 고집하므로 원산지도 ‘가평’으로 부착한다”며 “잣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위해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한다”고 강조했다. 가평잣협회 창립 회원사로 지리적표시를 부착해 판매한다.

산림조합이 잣 가공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 1월. 잣 가공공장 가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다. 지금은 임산물유통사업소로 조직을 개편해 잣을 수매·가공·판매하고 있다.

산림조합은 연간 320여 톤의 잣을 가공, 처리하는데 매년 10% 정도 성장세를 유지한다. 잣 공장은 송이 잣 탈각기와 피잣건조기, 저온창고 등의 설비를 갖췄다. 잣 가공·유통은 농가 수매 20억원과 판매 15억원 등 연간 35억원에 이른다. 전량 회원농가에게만 수매해 농가 소득에 기여하는 셈이다.

장 조합장은 특히 “산림조합 잣은 탈각과 껍질을 벗긴 ‘실백’ 가공에서 물 온도 등의 공정 차별화로 일반 잣에 비해 맛이 고소하다”며 “냉장 보관 온도도 달라 기름기가 많고 윤택하며 신선도가 높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고 자랑했다.

잣 가공은 10여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고소한 맛을 볼 수 있다. 먼저 산에서 채취 후 피잣 선별과 탈각, 외피분리, 가열, 내피분리, 원적외선 건조, 실백 선별, 포장을 거쳐 유통된다. 이렇게 생산된 잣은 자체 판매장 직판과 온라인(www.nfcf.or.kr) 및 우체국 쇼핑 등을 통한다. 대형 매장은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 성남, 고양, 창동과 농협유통을 통한 관악농협 및 자연드림 생협, 아이쿱 생협 등에 공급하고 있다.

가평 잣은 분석결과 탄수화물과 마그네슘 함량이 다른 지방 잣보다 많고, 리롤렌산과 아라키논산 등의 지방산도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분과 비타민E가 풍부해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동맥경화와 빈혈 예방은 물론 피부의 탄력을 유지시켜주는 효능이 있다.

장 조합장은 “향후 유통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자체 판매장을 165㎡(50평)으로 늘리는 한편 가평 버스터미널 근처의 간이판매장도 확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광운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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