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1999년부터 각도 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농업환경변동조사 사업을 실시해오고 있고 이 사업의 일환으로 논, 밭, 과수원, 시설재배지에 대해 4년 1주기로 pH, EC, 유기물, 유효인산, 유효규산, 칼슘, 마그네슘, 칼륨함량을 기준에 비교하여 평가하고 있다.

1999년부터 4년 주기로 양분함량 변화를 살펴보면, 논토양에서 pH는 59~68%, 유기물은 39~49%, 유효인산은 17~21%, 칼륨은 29~34%, 유효규산은 10~31%가 적정수준을 나타냈었다.

토양검정으로 농경지 문제 파악

밭토양에서 pH는 33~44%, 유기물은 30~34%, 유효인산은 23~30%, 칼륨은 23~26%, 칼슘은 13~17%가 적정수준을 나타냈었고, 과수원 토양에서 pH는 34~45%, 토양유기물은 29~34%, 유효인산은 27~29%, 칼륨은 24~29%, 칼슘은 12~13%가 적정수준을 나타냈었다. 시설재배지에서 pH는 51~55%, 토양유기물은 25~30%, 유효인산 10~15%, 칼륨은 14~16%, 칼슘은 6~12%만이 적정수준을 나타냈었다.

농경지 종류에 관계없이 대체로 양분함량이 적정인 농경지 비율이 낮았다. 이는 농자재로서 투입되는 무기질비료와 유기질비료가 토양검정이 아닌 경험적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 지게 한다. 부적절한 비료사용은 비료투입 비용 대비 효율을 낮추는 한편, 비만한 토양이나 척박한 토양이 많아 토양환경 개선에 추가적인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무기질비료 중 질소질 비료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가 원료이며, 인산과 칼리는 자연광물을 가공한 것이다. 유기질비료는 무기성분을 흡수한 식물과 이를 섭취한 동물의 부산물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농경지에 유기질비료를 공급하든 무기질비료를 공급하든 식물체가 자라기 위해 흡수하는 것은 모두 무기성분이다.

전문가 조언 손쉽게 얻을 수 있어

영농현장에서도 비료값 투입 대비 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첫째, 토양검정을 통해 농경지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양검정용 시료는 필지별로 W자나 Z자로 이동하면서 5~10점 채취한 다음 잘 섞으면 된다. 농업인이 토양을 채취해서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하면 약 보름후에는 자기 농경지의 영양상태와 관련된 문제점을 알 수 있다. 또한 흙토람에서 동일 지번에 대한 몇 년 동안 토양검정 결과를 비교해보면, 자신의 토양비옥도 관리기술을 점검하면서 개선방법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한다. 토양검정을 하면 흙토람에서 손쉽게 비료사용처방서를 통해 전문가의 조언도 얻을 수 있다. 비료사용처방서는 먼저 재배하려는 작물에 필요한 양분요구량을 산정한 다음 이 값에서 농경지가 가진 양분공급량 만큼을 제외하면, 작물재배에 필요한 비료공급량을 알려주는 것이다. 흙토람에서는 무기질비료의 요소와 같은 단일비료뿐만 아니라 맞춤형 비료와 같은 복합비료 사용량, 퇴비, 액비 사용량도 산정하여 알려주고 있다.

세 번째는 농작물 생육차이에 따른 적절한 변화관리가 필요하다. 토양중 pH, EC, 몇 가지 대표적인 양분함량 점검을 통해 양분관리상 문제점을 파악하고 엽면에 비료를 분무해주는 등 응급조치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이상기온이나 토양 중 산소부족, 유해가스에 의한 농작물의 피해여부도 파악하면서 적절한 대응기술 활용도 필요하다.

비료는 사용하기에 따라 ‘친환경에서 오염’, ‘흑자농사에서 적자농사’까지 다양한 역할을 한다. 질소가 과다하면 일부는 농작물의 영양소로 사용되지만, 아질산가스로 농작물에 산성가스장해를 주고, 암모니아가스로 악취를 풍기며, 아산화질소로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 한편, 이끼를 발생시켜 수질도 악화시킬 수 있다. 한편 흙에 비료가 과다하다는 것은 그간 투입한 비료값은 물론, 흙에서 비료제거를 위해 새 흙을 덮거나, 새 땅으로 옮겨 농사를 짓기도 하여 농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 

생육차이 적절한 변화관리 필요

어려움이 많은 농업은 전문가에게 기술을 구하고(Ask) 그 조언을 잘 활용하면서(Best use),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운용하면서(Change management program) 위기를 극복해야한다. 농업의 ABC인 흙토람의 토양검정과 비료사용처방서를 바탕으로 농작물이 잘 자라도록 노력해 볼 일이다.

이덕배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비료과 한국토양비료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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