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부유 단감 수확철을 앞두고 산지유통센터와 시장 등에 단감이 시나브로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남단감원예농협 산지유통센터에서의 단감 선별 모습.

국내 단감 생산의 80%를 점유하는 부유 단감이 10월말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20일 현재 초도 물량이 조금씩 시장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감 출하의 절정에 들어가기 직전인 지난 19일 국내 최대 단감 산지인 경남 김해시 진영 일대를 찾았다. 당도와 빛깔에선 만족할 만한 점수가 매겨졌고, 시장에서의 초반 시세도 최근 2년간의 시세와 비교해 나쁘지 않게 형성되고 있다. 다만 한여름 폭염과 최근 연이은 비로 인한 무른 현상으로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고 저장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감에 대한 산지 상황과 시장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점검해봤다.

폭염 후 이어진 비에 무른 현상 증가…생산량 감소
소비는 나쁘지 않아 최근 2년 바닥세 가격은 면해
내년 설 겨냥해 저장하기보다 꾸준한 출하 나서야


▲진영 단감 산지는=“단감이 물러져 수확을 당겼네요.”

19일 김해시 진영읍 하계리 단감 단지에서 만난 조현제 씨는 3만3000㎡규모의 단감 농사를 짓고 있다. 원래는 10월말 첫 수확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겼다.

조 씨는 “한여름 무더위에다 최근 비가 계속 오면서 색은 빨리 났지만 무른 감이 많이 나온다. 단감이 무르면 상품성으로 가치가 없기에 예정보다 수확을 빨리하게 됐다”며 “올해처럼 단감이 무른 적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무른 감이 많다”고 전했다.

재배 면적 감소에 무른 현상까지 더해져 올해 단감 출하량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10월 과일관측을 발표하며 재배 면적 감소의 영향만으로도 올 단감 생산량이 전년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행스러운 건 당도 등 맛 부분에서는 양호하다는 것. 또한 이로 인해 초반 시세도 비교적 괜찮게 형성됐다. 최병철 경남단감원예농협 단감공선출하회장은 “오늘 아침에 공선출하회 농가 10여군데에 알아보니 다들 단감이 물러 걱정을 했지 당도는 높다고 밝혔다”며 “여름철 기온이 높고 가물면 원래 당도는 높게 형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행히 초반 시세도 나쁘지 않게 형성되고 있다. 그래도 생산량이 줄어 농가 수취가는 높지 않겠지만 시세마저 고전했다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길판근 경남단감원예농협 상무는 “지난 2년간 단감 시세가 너무 낮아 농가들의 어려움이 컸고, 재배 현장을 떠난 농가들도 많았다”며 “올해는 다행히 초반 시세가 나쁘지 않지만 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지난 2년과 비교해서 그렇지 절대 높은 가격이 아니다. 늦가을 제철인 단감에 대한 많은 홍보와 소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2014~2015년 최근 2년간의 단감 시세는 한마디로 형편없었다. 이 시기 10월 하순 기준으로 가락시장에서 10kg 한 상자(상품)에 1만원대 초중반선에 도매가격이 형성됐고 이후 단감 최대 대목인 설까지 약세가 이어졌다. 올해는 현재 2만원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올해 생산량이 많이 준다고 하지만 현재 시장 출하량이 많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 추석으로 인해 추석 때 나오지 못한 물량이 10월에 많이 출하됐고, 조기 수확으로 인해 단감 초반 장에 물량이 몰리고 있다. 돌려 말하면 단감 소비가 비교적 양호하다는 의미다.

가락시장의 이재희 중앙청과 경매부장은 “올해 전체적인 단감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지 현재 초반 시장 물량은 많은 편”이라며 “그럼에도 당도가 좋아서 그런지 소비가 어느 정도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르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 시즌 단감 시세는 연말까지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되레 설 대목에 물량이 몰리면 대목 시세가 더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설은 1월말로 비교적 빨라 대목 소비 기간도 짧은 편이다. 이에 무른 현상 등 경도 문제까지 더해져 저장보다는 꾸준한 출하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통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재희 부장은 “설 명절이 1월 하순이다. 이는 단감의 경우 내년 초에 팔 수 있는 시기가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또 현재 단감 소비와 시세도 괜찮고 수입과일이 변수이긴 하지만 당도가 좋아 연말까지 소비와 시세 모두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경도가 약한 물량이 많은 현 단감 상황에서 저장보다는 분산 출하가 중심이 돼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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