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오는 1999년말 시작될 농업분야 차기 협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농업계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만 3년전, UR협상과정에서 우리에게 처참한 상처를 주고 끝났을 때 농업계 인사 모두가 사전에철저한 대비를 했으면 그렇게 불리하게 타결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하고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산물 차기 협상논의는 지난 96년 WTO 싱가폴 각료회의 이후,국제적으로 농업분야를 포함한 포괄적인 다자간 무역협상에서 처음 제기됐고, 지난 3월부터 차기 협상 준비를 위한 정보교환 및 분석작업이 WTO 농업위원회의 비공식협의를 통해 시작된 것이다. 차기 농산물협상의 주요의제는 시장접근기회의 확대(저율관세 물량의 확대, 관세 추가 감축), 국내보조와 수출보조의 추가 삭감, 유전자변형 농산물의 인정 문제, 국영무역제도의 개선,농촌정책 및 지속가능한 농업, 동식물검역문제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중 우리와 관련이 많은 사항으로 시장접근 기회의 확대, 국내보조 감축, 국영무역제도의 개선, 동식물검역 문제 등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주요 의제보다 제2의 UR 협상으로 볼 수 있는 차기 농산물협상에서 식량안보와 무역자유화론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여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지적코자 한다.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산물시장이 완전개방되어야 한다는 기상천외한 논리가 새로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때문이다. 물론 WTO회원국들은 미국과 케언즈 그룹들을 중심으로 한 급진적이고 포괄적인 자유화를 주창하는 그룹과 EU를 중심으로 한 점진적인 자유화를 추구하는 그룹간에 협상에 따라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차기협상에서 선진국이 됐으니 쌀시장의 추가개방 일정을 당초의2004년 보다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개방수준도 일본 수준을 넘어 완전자유화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지난 UR협상이 농산물수출국의 이익과 의견만 반영한 것이었다면, 차기협상에서는 날로 식량자급률이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식량수입국과 식량부족국의 생존권과 주장도 제대로 반영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제2의 농산물협상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농업분야 차기 협상 준비를 위한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각 분야별로 대책반을 구성 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93년 UR협상과 같은 전철을 다시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앞으로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협상내용을 투명성있게 공개해 전 농업계의 지혜를 얻어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강조한다. 그동안 제기됐던 국제적 음모에 관한 정보를 감추지 말고 수시로공개하고 공론화하면서 민관이 협력하여 미리 대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것이다.
정부가 차기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우리 농업실정에 맞는 협상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EU, 일본등 우리와 유사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 힘을 합하면 상당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으므로이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 팔요하다. 사실 지난 5월 있었던 선진 4개국통상장관회의에서 미국이 주장한 부문별 자유화가 일본, EU의 반대로 무산된 것처럼 입장이 같은 나라끼리 힘을 합하면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다는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또한 지난 UR협상때도 협상전문인력이 부족해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던 것을 보다 의미 심장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농림부 국제농업국의 잦은 인력교체는 잘못된 인사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이제 이러한 문제해결과 함께 정부, 농민단체, 그리고 소비자단체들이 공동으로 연대해 제2의 농산물협상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발행일 : 97년 7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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