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산물 유통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증대되고 있는데다 유통기업의 산지유통 진출은 날로 확대된다. 직거래, 인터넷 쇼핑, 모바일 구매 등 유통경로도 보다 더 다양화되고 있다. 농산물 유통의 꽃으로 불리는 도매시장이 경쟁력 악화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감 속에서도 가락시장을 비롯한 도매시장은 여전히 구태의연하다. 쟁점이 불거질 때마다 시장 개설자, 도매법인, 중도매인 간 갈등만 증폭될 뿐이다. 한마디로 바람 잘날 없다. 이젠 단순히 의견차와 공방을 뛰어넘어 법적 다툼까지 비화될 조짐까지 나타난다.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적 선택만이 난무하고 있다. 시장도매인제 도입 논란, 판매 장려금 인상, 표준하역비 정률제 도입, 공정거래위원회 도매법인 조사, 가락시장 도매법인 재지정 등 잇따라 터진 각종 이슈에 도매시장은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이럴 때마다 시장 개설자,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 유통주체간 갈등과 반목은 커져가고, 시장관리, 수집, 분산의 본연의 역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특히 표준하역비 정률제 도입과 도매시장 재지정 문제는 관련주체 간 첨예한 대립양상을 띠면서 법적 싸움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시장 개설자, 유통주체간 갈등이 대의명분과 상생보다는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서로들 ‘상처뿐인 혈투‘에 목숨을 거는 형국이다. 문제는 이같은 진흙탕 싸움에서 출하주인 농민은 철저히 소외되고 도매시장의 설립 취지도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락시장의 진정한 주인은 출하농민과 시장이용 구매자들이다. 도매시장이 진정 어디로 가고 있는지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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