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90을 바라보니 손녀, 손자들이 10명이나 되고 외증손도 5명이나된다.
그 아이들의 생일에 참가할 기회가 많다.
그런데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생일날은 그 주인공이 자기만을 생각하고 기뻐한다. 그들이 하늘에서 혼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거의 죽음 이상의 고통을 겪으며 자신을 낳아 준 날이다. 자신을 잉태하여 열달 동안 배속에서 키워서 형언하기 어려운 진통을 겪고도 비길 데 없는 기쁨과 사랑으로 낳아 키워준 어머니의 은혜를 까맣게 잊고 있다. 생일을 축하하는 모임에서 쇠약해진 어머니들이 대견스레 자녀를 바라보고 기뻐하는모습이 거룩해 보인다.
나는 생일이면 양친의 사진 앞에 꽃을 사다가 헌화하고 나를 낳아 주심을합장하면서 감사 드린다.
발행일 : 97년 7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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