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다시 농업경영인대회 시즌이 도래했다. 전국대회와 도별 대회를 번갈아개최하는 농업경영인대회는 올해에는 각 도대회로 치러진다. 25일 경북농업경영인대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 달간 9개도, 서울과 대전시에서 농업경영인과 가족, 농업관련 관계자 등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화합을 다지고, 21세기 농업발전을 위한 과제를 논의하게 된다.
먼저 한마당축제를 갖는 농업경영인가족들에게 축하의 뜻을 전한다. 농업경영인들과 가족들이 어려운 영농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휴식을 취하고, 동료 경영인가족간의 끈끈한 유대를 확인함으로써 새로운 활력소를 얻는 대회가 되길 바란다. 또한 농업경영인을 비롯, 행정과 지방의원, 지도기관, 생산자조직, 학계, 농관련 산업계 인사 등 농업계의 모든 분야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상호이해를 도모하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올해의 도별 대회가 21세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농업의비전과 발전전략을 모색하고, 농업경영인들의 역할을 찾아보는 진지한 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특히 농업계 전체는 이번 대회가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라, 농업의 위상을 새롭게 세우고, 21세기 농업발전을 담보할 농업인·농업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일러두고자 한다. 12월 대통령 선거, 98년 이후 농업투융자계획 수립과제와 재정경제원의 농업투융자 축소의도 등 농업상황이 비상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89년 무주 덕유산에서 5만 농어민후계자들이 제1회 대회를 열고 ‘우리는하나’를 소리높여 외친 이래 농업경영인대회는 매년 농업사에 중요한 고비를 넘기는 원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90년 폭우속에서 실패로 끝난 성환대회는 외면당하는 농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농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로 작용했고,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 이후 처음 개최된 94년 고성대회에서는 농업경영인이 위기극복의 선봉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또 농업경영인으로 이름을 바꾸고 치른 96년 영암대회에서는 농업경영인이 21세기 통일농업의 주체임을 당당히 선언했다.
이번 97년 도별 농업경영인대회에서는 21세기 통일농업을 준비하기 위한최대 과제인 농정개혁을 농업경영인의 힘으로 이루겠다는 것이 주요 슬로건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농업경영인들의 의견이 수렴된 농정개혁안을 마련, 각 농정주체들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이행토록 촉구해 나가는 한편, 대통령선거에 공약화를 요구, 정책화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각도 농업경영인대회에서 나타나는 또다른 특징의 하나는 여성농업인들의 참여가 훨씬 다양하고 주체적이라는 점일 것이다. 행사의 명칭에서부터 ‘주부’라는 용어 대신 ‘여성농업인’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행사의 주관도 지난해 발족한 여성농업인연합회가 담당하는 등 많은 변화가엿보인다. 이밖에 미래의 농업경영인이 될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농업의 가치를 일깨우고 농업경영인인 부모들에 대한 존경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다양한 프로그램도 성심껏 준비되고 있는 것 또한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동안의 농업경영인대회가 대외적으로 시기별 농정과제 해결을 위해 힘을결집해내는 계기로 의미가 있었다면 대내적으로는 농업경영인간의 공동체의식을 확인하고 단결력을 높이는 축제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각도 농업경영인대회는 보고 즐기기만 하는 단편적 행사가 아니라 전체 농업계가 참여하고 어울어지는 종합축전으로 자리잡아 나가야 한다. 농업경영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지역·농업축제의 전형을 제시하는 행사로 한단계발전해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 의미하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대회에 참석하는 농업경영인들의 성숙된 의식이 대회를 성공으로 이끌 궁극적 힘이라는 점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발행일 : 97년 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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