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모든 국정업무를 감사하는 국정감사가 끝났다. 신문과 방송에는 국회의원들이 각 부처와 산하 및 관련기관 관계자에게 질문을 하거나 호통을 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겉만 화려하고 알맹이는 없는 국정감사였다. 

대한민국에서 낙농업을 하는 낙농가 입장에서 이번 국정감사를 지켜보며 씁쓸한 기분만 들었다. 여야 정쟁으로 인해 국정감사가 파행되고, 겨우 재개된 국정감사에서도 농가들이 문제를 제기한 현안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낙농업계는 지난해부터 원유생산과잉과 소비감소로 인해 젖소도태와 감산 등 혹독한 수급조절을 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우유급식 최저가 입찰 문제가 발생했다.

학교우유급식을 최저가 입찰로 납품을 결정하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도시에서는 업체들의 과열경쟁이 발생해 원가 이하의 우유가 납품되다보니 학부모나 학생들로부터 ‘질 낮은 우유’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또 학생 수가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도서산간에 위치한 학교의 경우 업체가 수지타산을 이유로 납품을 포기해 우유급식이 중단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낙농가들은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여러 지역의 국회의원에게 해당 문제를 제기하며, 국정감사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했다. 문제를 당장 해결해 달라는 것도 아니었고, 해결방안을 논의해주길 바랐다. 하지만 실낱같은 기대는 실망으로 끝났다. 부디 내년 국정감사 전에는 해결 방안을 마련해 학교우유급식이 정상화되길 기대한다.

전북 진안/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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