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완전개방시대 우리의 농림수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연구.개발은 매우 중요하고도 절실한 과제이다. 우리처럼 농림수산업여건이 열악한 상태에서 선진 농림수산물 수출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위해서는 우리 실정에 맞는 기술연구.개발을 통해 원가절감과 품질고급화를 이룩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이런 취지아래 94년부터 2004년까지 총 4천6백50억원을 투자하는 농림수산기술개발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농어촌특별세를 재원으로지원되는 이 사업은 다른 분야에서 개발된 첨단기술 응용을 확대하고,현장에서 농어민들이 느끼는 애로기술을 개발하여 고부가가치 농림수산물을 생산함으로써 시장개방화에 대응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이 사업은 94년 75과제, 95년 18과제 등 총 93과제의연구가 종료되어 산업화에 활용되고 있거나, 산업화를 위해 준비중에있다고 농림부는 밝히고 있다.
그런데 최근 농림부가 이들 과제를 감사한 결과에 따르면 그동안 이 사업이 얼마나 허술하게 운영되어 왔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농림부가 현재 연구 수행중인 40기관 1백17과제에 대한 감사결과 총 60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는데 연구 개발 추진에 있어 해당분야의 연구인력, 시설 등의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했는데도 연구기관으로 선정된사례가 발견됐는가 하면 연구개발비 집행에 있어 인건비 지급대상이 아닌 연구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하는 사례도 밝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부는 이에따라 인건비 중복지급 등 자금의 부당집행 사례에 대해서는4천73만9천6백84원을 회수토록 시정 조치했고 연구기관 선정을 부적정하게 했거나 사업추진을 부적정하게 한 사례 등에 대해서는 해당조치를취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여기서 지적코자 하는 것은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농림수산기술개발사업에 지원되는 정책자금은 지난 93년말 UR협상 타결이후 어렵게 국민적 합의하에조성된 농특세 재원으로 쓰여지는 것이기 때문에 만일 이 자금이 헛되이 사용된다면 그 어느 누구도 용서치 않을 것이다.
이번 농림부의 감사결과가 아니더라도 사실 그동안 선정된 과제가 농림수산업과 관계 없는 것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는 단지 일부 학계나 연구기관에서 이 사업에 지원되는 정책보조자금을 ‘눈먼 공돈’이라는 그릇된 생각으로 무조건 사업을 따내고 보자는 식이었기 때문에 이미 예견됐었다는 것이다. 어떻든 이런 학자와 연구자들이있는 한 아무리 정부가 감사를 하고 새로운 대책을 제시한다 하더라도농어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좋은 연구결과가 나올리 만무하다.
또한 그동안 완료된 연구과제들도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농림부는 이 과제들을 농어민은 물론 산.학.관.연이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실용화단계에 까지 많은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농림수산기술개발사업은 낙후된 우리 농림수산분야의 기술을 한단계 끌어 올릴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추진돼야 한다.따라서 농림부는 차제에 연구과제 선정시부터 철저하게 심사 결정함은물론 수시 현장확인을 병행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해 농어민들의 소득증진과 직결되는 생산성있는 연구과제가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농림부는 또 현장에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과제를 찾으려는 노력과 함께 이를 현장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후속조치가 따라야 한다.
농어민들도 이 사업의 연구결과가 농림수산업과 관계가 없거나 부실할경우 그 최종피해가 곧바로 돌아가는 것이므로 농림수산기술개발사업의선정에서부터 실용화에 이르기까지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한다.
발행일 : 97년 7월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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