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림부가 최근 쌀, 시설채소, 과수, 화훼, 인삼, 양돈, 양계 등 각 품목별로 2단계 경쟁력제고대책을 발표하고 각 분야별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2단계 경쟁력제고대책은 내년까지 추진되는 1단계 경쟁력제고대책의 성과를 분석, 대안을 모색해 앞으로 농업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계획과 맞물려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추진한 1단계 품목별대책은 UR 농산물협정 타결에 따른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품목별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관심을 두고 수립됐었다. 즉 2004년까지의 품목별 시장개방 정도를 주어진정책환경으로 설정하여 각 품목별로 수입대항력 또는 수출경쟁력을 가질 수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키로 한 것이다. 이러한 1단계 품목별대책 추진으로 우리의 농축산업은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시설채소를 비롯한 화훼, 양돈, 양계 등 일부 주요 품목들이 생산시설의 현대화와 생산기술 혁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출수 있게 했고 수출산업으로정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동안 품목별로 추진한 대책들이 너무 농업현실과 동떨어져 보다 많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시설채소의 경우 실질적, 경험적 사례에 기초하기 보다는 개념적, 이론적 바탕하에수립, 추진됨으로써 전 후방산업이 연계 발전되지 못하고 일부 생산농가의경영기술 부족을 초래해 문제를 발생하게 한 것이다. 특히 양돈, 양계 등은시설개선 위주의 경쟁력제고 사업에 편중 지원함으로써 개량, 기술개발, 경영개선, 방역분야에 지원이 미흡해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축산현실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2단계 품목별경쟁력제고대책은 이러한 전철을 다시 밟지않도록 실질적, 경험적 사례를 바탕으로 수립해야 한다. 우리의 농업현실이이제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농축산물의 완전개방이후 대기업을 비롯한 수입상사들은 국내농업현실에 아랑곳 없이 무분별한 수입을 자행하고 있고 안으로는 농업투융자 무용론을 주장하는 재경원의 농업죽이기 음모가 계속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농축산업이 이런 대내외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2단계 경쟁력제고 대책 마련은 더욱 심사숙고하게 수립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만큼 2단계 품목별경쟁력제고 대책은 단순히 토론회를 통해 일부 인사들의 의견만 수렴해 확정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농업이 갈수록 전문화, 세분화되어 가고 있는 만큼 현장농민 뿐아니라 보다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떤 대책이든 가장 근간이 될수 있는 수급추정을 처음부터 정확히 수립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생산기반을 확충하고 나아가 수출기반까지 마련할 수 있도록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이번 2단계 품목별대책은 전업농육성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심혈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론적으로 볼때 경쟁력제고를 위해전업농 육성은 당연하다고 볼수 있다. 하지만 쌀, 한우등 일부 품목들은 농업현실을 볼때 영세소농들이 식량자급 확충 등 나름대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농 고품질 생산지원사업이 정부의 정책사업중 농민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고 성과가 있다는 것을 정책 당국자들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떻든 2단계 품목별 경쟁력제고대책에 거는 농민들의 기대는 크다. 미래의 장미빛 농촌건설과 통일에 대비하는 농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자부심으로 정부, 농민, 생산자, 학계등이 함께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발행일 : 97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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