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원예에 있어 필름은 필수자재다 그런데 수십 년 시설원예에 종사해온 농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농업용 필름은 3년 정도가 지나면 보온성, 투광성 등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품질, 다수확을 위해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명 5년 이상이라는 외국산 장기성 필름을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중기성 코팅형 PO(폴리올레핀)필름인 일신화학공업(주) ‘솔라이트필름’, ‘솔라이트산광필름’ 등을 사용하고 있는 시설원예농가를 만났다.
 

▲ 앙원용(좌측) 씨가 비를 맞고 있는 비닐하우스를 보여주면서 일신화학공업(주)에서 생산된 필름이 유적성이 좋아 물방울 맺힘 현상이 확실히 적다고 설명한다.

3년차부터 수확량 큰 차
보온성 탁월·내부환경 쾌적
기능·비용면에서 국산 유리


▲하우스필름 2~3년 교체 적당=경북 성주군 벽진면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이한익 씨와 부산시 강서구에서 장미농장을 운영하는 양원용 씨는 중기성 코팅형 PO필름을 사용한다. 하우스 외부의 피복자재로 일신화학공업(주)의 ‘학표솔라이트필름’을 사용하는데, 1번 설치로 3년 이상의 수명과 유적성이 지속되는 때문이다.

그렇지만 성주지역 참외농가들 상당수가 일본산 장기성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윤대체 일신화학공업(주) 경북사무소장은 “150평 1동을 설치하는데 0.1㎜ 두께의 국산필름이 60만원 남짓이라면 일본산은 30%가량 더 비싸다”며 “2015년까지 시설원예 보조사업에 장기성필름이 포함돼 있어 일본산이 확산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장기성 필름이 확산된 것은 농촌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30년째 참외농사를 짓는다는 이한익 씨는 “인근 참외농가의 80%정도가 장기성 필름을 사용한다”며 “150평 하우스를 짓는데 인건비만 25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1번 설치하면 오래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한다.

그런데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 2~3년 수명의 국산 중장기성 PO필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한익 씨도 일부 하우스에는 일본산 필름을 3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기능성 측면에서 국산이 더 우수하다고 말한다. 그는 “필름을 교체하지 않을 경우 1~2년은 큰 차이가 없지만 3년차부터는 수확량에서 큰 차이가 나고, 소득감소와 필름교체 시 비용을 고려하면 3년 주기가 적당한 것 같다”고 전한다. 또한 그는 “학표필름을 사용한 곳의 참외생육이 훨씬 좋다”며 “야간온도가 1~2℃ 더 높은데, 일본산은 너무 투명하기 때문에 보온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1992년부터 양액재배로 장미농사를 짓고 있는 양원용 씨도 초기 7~8년은 일본에서 필름을 구입해 사용했지만 이후에는 학표필름을 사용하고 있다. 기능과 비용 등을 감안할 때 국산이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연동하우스는 넓은 폭의 비닐이 필요한데, 솔라이트필름의 경우 실링 없이 13m까지 생산된다. 또한 보온성을 비롯해 하우스 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을 비교한 결과 국산필름이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1년에 400만~500만원이 들어가는 필름교체비용도 만만치 않다. 그는 “3년 동안 사용한 적도 있는데, 2년 이후부터는 광투과량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최소 10% 넘게 떨어졌다”며 “필름을 설치하면 2~3년을 사용할 수 있지만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1년에 1번 교체를 원칙으로 한다”고 전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온 상승
햇빛 강해지고 있어
하우스 유입 빛 분산 필요

▲ 산광필름 하우스에 딸기를 정식해놓았는데 생육이 월등히 빠르다.

▲빈번한 이상고온, 산광필름 대세=충남 논산시 은진면의 윤모 씨는 병해충관리, 판매처 확보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3000평 비닐하우스에서 유기농 딸기를 생산하는데 시설원예경력만 43년이다.

그는 일신화학공업(주)의 ‘솔라이트 산광필름’을 사용한다. 작물생육에는 기온이 중요하데, 지구온난화에 따라 우리나라의 기온이 높아지고 햇빛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하우스 내로 유입되는 빛을 적절하게 분산시켜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솔라이트산광필름’은 적절한 산광효과로 하우스 내 그림자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농작물 생육이 양호하고 착과 및 착색이 잘된다.

빛의 파장을 크게 나누면 가시광선, 자외선, 적외선 등으로 구분되는데, 파장대가 300∼780㎚로 눈에 보이는 빛이 가시광선이고, 가시광선보다 파장대가 작은 것은 자외선, 큰 것이 적외선이다. 그리고 400~700㎚의 파장을 식물의 엽록소가 흡수해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광합성유효복사(PAR)라 한다. 대게 PO산광필름은 자외선을 40~70% 차단하는데, 자외선을 100% 차단할 경우 착색이나 벌을 이용한 수정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외선은 열과 관련된 것으로 하우스 보온에 영향을 준다.

윤씨는 “자연상태에서 작물이 강하게 자라는 것은 자외선을 100%받기 때문인데, 자외선이 살균, 소독기능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자외선은 생육억제 기능도 있는데, PO산광필름이 자외선을 어느 정도 차단하기 때문에 작물생육을 억제하지는 않는다”고 전한다. 오히려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빛이 너무 강한 것이 문제라는 설명이다. 윤씨는 “딸기의 광포화점(식물의 광합성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빛의 세기)이 4만5000lux(룩스)인데, 광포화점이 넘어가면 생육이 불량해진다”며 “올해는 14만lux가 넘어갔는데, 이럴 때면 작물생육에 타격을 받기 때문에 똑같은 시설이라면 빛을 쪼개주는 것이 좋다”고 전한다. 또한 윤씨는 “일반필름의 경우 자외선이 강해서 생육이 억제되기 때문에 농가가 과다시비를 하고, 이것이 다시 병충해 발생으로 이어진다”며 “수입필름은 투명도가 높기 때문에 생육이 더욱 억제된다”고 전한다. 겨울철 보온과 습해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윤씨는 “하우스 보온을 위해서는 열을 가하거나, 내부의 열이 방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산광필름은 주간에 들어온 빛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일반필름에 비해 보온성이 탁월하며, 물방울이 맺혀도 비닐을 타고 흘러내리기 때문에 습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윤씨 역시 “일본산 필름의 경우 수명이 5~7년이라고 하지만 장기간 필름을 교체하지 않았다가 농사를 망칠 수 있다”며 “3년 정도가 지나면 하우스에 먼지 등이 쌓여서 보온성을 비롯해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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