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는 한라산과 지리산, 덕유산 등에서 집단고사하고 있는 가운데 한라산의 경우 고사율이 45.9%에 이른다. 계방산에서 자생하는 분비나무·가문비나무의 고사율은 13.1%와 12.1%. 그만큼 우리나라 고산지역 침엽수종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상황. 이 같은 위기의식에서 산림청은 지난 6일 ‘우리나라 자생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을 발표했다.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지속가능한 보전’이란 비전과 함께, △현황조사 및 보전·복원 매뉴얼 마련 △현지 내·외 보전 △피해지 복원 △연구 및 협력체계 강화 등을 추진전략으로 제시했다.

산림청 ‘자생 고산 침엽수종 보전·복원’ 대책 마련
보전·복원 대상지 입지 선정, 자연적 후계림 유도 등


우선 산림청은 2017년까지 고산지역 침엽수림에 대한 국내 연구목록과 자료를 확보하고, 2020년까지 ‘고산지역 침엽수종 현황백서’를 발간키로 했다. 이런 가운데 보전·복원 대상지 입지 선정, 자연적 후계림 유도, 숲가꾸기, 양묘 및 종자확보 등에 대한 기술 등을 체계화한 매뉴얼도 2018년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요 수종별로 현지 외 지역에 1개소 이상 대체서식지를 조성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2025년까지다. 예를 들어, 구상나무 대상지는 가지산(울주), 천황산(밀양), 백운산(함양), 기백산(거창) 등이다. 대체서식지는 자연상태에 가깝게 조성할 예정. 현지외 보존원도 조성하는데,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유전자원이 최대한 보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지 보존원에는 각 수종별 묘목기준 1만~3만 그루의 유전자원을 보존하고, 성목으로는 250~300그루를 유지할 생각이다.

더불어, 종자를 체계적으로 채취·보관할 계획도 갖고 있다. 2016년에는 구상나무,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등 시급성이 높은 나무를 중심으로 종자를 채취하고, 2017년부터는 기타수종 종자도 채취한다. 이렇게 채취된 종자를 이용,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수종별로 1만~5만그루 이상의 묘목을 생산하는 가운데 ‘고산지역 침엽수종 종자은행’도 구축키로 했다. 최소 4만5000립 이상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현재 13.5%인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평균 고사율을 2030년까지 10.4% 이내로 저감시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건강한 고산지역 침엽수림 면적이 현재 3560ha인데, 이를 3881ha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고산지역 침엽수종 우수개체 선발 △보전·복원 사업의 효과성 모니터링 △기후변화가 식물생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현장연구 △기후변화 취약 식물종 연구시스템 구축 등 고산지역 침엽수종을 보전·복원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방침이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고산 침엽수는 기후변화 지표식물로 국제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높다”며 “기후변화 영향으로 멸종위기에 있지만, 산림유관기관, 관계전문가가 힘을 합쳐 고산 침엽수종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보전·복원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신 청장은 “산림청이 고산지역 침엽수종이 생육에 안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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