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기업인 바이엘이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미국 몬산토 인수에 이어 올해 초 LG화학의 동부팜한농 인수, 중국 캠차이나 기업의 신젠타그룹 인수 등 국내외 농산기업들의 굵직한 인수합병이 줄을 이으면서 종자와 작물보호제 시장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바이엘, 미국 몬산토 인수
LG화학은 동부팜한농
중 캠차이나, 신젠타 인수

글로벌종자기업 인수합병
2009년 이후 90건 넘어
당장 큰 영향은 없겠지만
종자주권 위협에는 촉각


최근 제약업체 바이엘이 세계최대 종자회사인 미국 몬산토를 74조원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서 올 2월에는 중국의 국영화학기업인 켐차이나가 세계 3위의 종자회사인 신젠타를 48조원 가량에 인수했다. 또 국내적으로는 LG화학이 동부팜한농을 인수해 회사명을 팜한농으로 정하고 종자와 작물보호제 시장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런 사례를 제외해도 관련통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글로벌 종자기업 간 인수합병이 90건이 넘을 정도로 활발하게 이뤄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종합화학회사의 종자기업 인수나 글로벌 종자기업간 인수합병은 결국 종자산업의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일반제조업체의 평균 순이익률이 3~5%수준이라면 종자기업은 15%가 넘는 것이 현재가치를 말해준다는 것이다.

또 각종 미래예측 보고서를 감안하면 종자산업의 미래가치는 더 크다. 유엔에 따르면 현재 속도로 인구가 증가하면 2050년 세계인구가 100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식량공급을 위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50~70%이상 늘어야 한다.

종자관련 전문가는 “현재도 최소 1억에서 1억2000만명 가량이 식량위기를 겪고 있으며, 세계인구 증가추세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업의 불안정성 증대, 경지감소와 물 부족 등은 이런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역설적으로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종자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이 자국의 유전자원에 대한 보호정책을 강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종자기업들이 예전처럼 신품종 육성을 위한 유전자원 확보가 쉽지 않다. 반면 현재 종자산업은 작물생산에 한정돼 있지 않고 신약, 화장품이나 기능성식품을 위한 소재와 원료로써 중요성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다국적 종자기업의 인수합병을 촉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기업들이 종자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종자시장을 좌우할 경우 장기적으로 식량주권이나 종자주권에 위협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당장 상업용 종자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게 국내 종자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의 경우 벼, 보리, 밀, 콩 등 식량작물의 종자시장은 주로 농촌진흥청, 국립종자원 등과 같은 국가기관 주도로 육성, 관리돼왔다. 따라서 상업용 종자시장은 주로 채소를 비롯한 원예작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또한 글로벌 상업용 종자시장의 경우 곡물 및 사료용 종자가 주도하고 있는 반면 국내 종자회사들은 채소종자에 특화돼 있고 수출시장에서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상업종자 시장규모는 2013년 기준 60조원 남짓인데 곡물이 56%, 유지작물이 18%로 3/4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채소 및 화훼종자는 13% 남짓이다.

종자업체 관계자는 “IMF직후 국내에 진출했던 글로벌 종자기업의 영업성과를 분석했을 때, 1+1이 2가 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1만도 못한 상황도 나왔다”며 “식량안보와 직결된 종자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종합화학회사의 종자산업 진출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국내 종자기업들은 채소종자에 특화돼 있는데, 메이저종자회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곡물종자”라면서 “국내 종자기업의 글로벌 입지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 해외영업을 맡은 쪽의 분석이다”고 전했다.

이영주·서상현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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