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피해 눈덩이

▲수확을 코앞에 둔 밀양사과농가도 낙과와 함께 나무가 강풍에 쓰러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함안지역에서도 비닐하우스 50여동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커 긴급 복구활동에 나서고 있다.

태풍 ‘차바’가 경상도와 전라도, 제주도 등 남부지방을 강타하면서 농작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차바’는 22년만의 10월 태풍으로, 수확을 앞둔 농작물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조속한 피해복구와 재해대책 등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 피해면적 가장 넓어
최대 1만ha에 달할 듯
양식장 폐사·어선 전복 등
수산분야 피해도 잇따라

전남 벼 도복피해 심각
울산·경남지역 침수
밭·시설작물, 농경지 유실
배·단감 낙과피해 커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역에 따르면 7일 현재 피해 농경지는 1만3713ha로 제주와 전남, 울산, 경남·북, 부산 등 태풍이 지나간 남해안에 집중된다. 전체적으로 벼(1282ha), 시설작물(163ha), 밭작물·채소(7943ha) 등의 농작물 침수가 9388ha로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 벼 도복도 2838ha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제주도의 피해면적이 가장 넓다. 밭작물과 채소 등 7546ha와 유실매몰 6ha, 농업시설 24ha 등 7576ha가 피해를 입었다. 제주도는 이번 태풍 차바로 최대 1만ha에 이르는 피해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농작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귀포시 한 농민은 “제주로 귀농해 이제야 천혜향을 첫 수확할 예정이었는데 태풍으로 비닐하우스가 완전히 무너져 빚더미에 앉게 됐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양식장 폐사와 어선 전복 등 수산분야 피해도 잇따랐다. 제주해경본부에 따르면 서귀포시 하예포구에 정박 중이던 5.7톤급 유자망어선이 침몰되는 등 침몰 8척, 전복 3척, 침수 2척, 좌초 2척 등의 사고가 접수됐다. 또한 정전으로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양식장에서 광어 2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광어 8만마리와 돌돔 7만마리 등 총 15만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의 천혜향 하우스가 태풍 차바로 인해 맥없이 주저앉았다. 제주로 귀농, 올해 첫 수확을 기대하고 있던 농민이 망연자실한 눈길로 무너진 하우스를 바라보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피해면적이 2637ha로, 이중 벼 도복 피해가 1851ha로 가장 심각하다. 배, 감, 사과 등 수확기를 맞은 과일들의 낙과 피해도 잇따랐다. 순천에서는 배 150ha가 낙과피해를 입었고 보성 73ha, 광양은 단감과 참다래 18ha가 강한 비바람에 떨어졌다. 또한 고흥에서는 벼 도복피해와 함께 990ha의 수발아 피해가 발생해 향후 미질저하로 인한 농협 수매거부 등의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대 200㎜가 넘는 비가 내린 여수에서는 갓, 시금치 등 채소류 28ha가 침수피해를 입었고 비닐하우스 17개동 0.8ha가 파손됐으며, 양봉 10군이 폐사되는 등 곳곳에 피해가 접수됐다.

울산은 피해면적 1516ha로 벼와 시설작물, 밭작물 등의 침수가 1150ha로 가장 많다. 다음은 벼 도복 29ha, 농경지 유실매몰 165ha, 농업시설 154ha에 이른다. 특히 축사 6동이 무너지고, 가축 8267마리가 폐사됐다.

경남은 773ha로 침수 141ha, 벼 도복 440ha, 낙과 및 파엽 194ha등이다. 경북도 침수 141ha 벼 도복 505ha, 농경지 유실·매몰 101ha 등 총 773ha의 피해를 입었다. 밭작물·채소는 대패, 쪽파, 무, 갓, 시금치 등에 집중됐다. 낙과는 배와 단감의 피해가 컸다. 해양수산분야의 피해는 소규모어항 5개 시·군 37개소, 어업시설 160개소 등이 6일까지 경남도에 잠정적으로 집계됐다.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김진필)는 6일 성명을 통해 “본격적인 수확기에 막대한 피해를 입은 농업인들을 위해 정부 당국은 남부지방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포함한 실질적인 복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벼와 과실류 등을 포함한 수확기 농작물 피해의 실질적인 보상을 위해 신속한 피해조사와 지원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문광운·구자룡·조성제·김종은 기자 moon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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