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지역 전복 양식어민들이 지난 여름 전복의 집단 폐사 원인을 가리는 조사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완도지역의 경우 전복의 집단 폐사 원인이 자연재해에 해당하는 적조 및 고수온 등 복합요인이라고 밝혀졌지만, 고흥지역은 아직 피해 원인을 규명 중이다.

적조 사라진 뒤 뒤늦게 조사 시작 '어민 노심초사'
고수온 원인이면 고가 보험특약 가입 적어 막막


만약 완도지역과 달리 폐사 원인이 자연재해로 밝혀지지 않을 경우 고흥 어민들은 복구비나 보험금을 받지 못할 상황에 처한다. 더욱이 고흥 어민들은 지난해 완도와 고흥, 여수가 적조 재난지역으로 선포됐음에도, 전복 폐사 원인이 적조라고 볼 수 없다는 조사결과로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고흥지역 양식장 피해액은 22억원(78어가) 가량으로 집계됐다.

김장원 고흥전복협회 사무장은 “완도와 달리 고흥지역 피해조사가 뒤늦게 이뤄져 적조로 인한 피해로 밝혀질지 모르겠다”며 “전복은 어류와 달리 적조로 인한 폐사 원인을 밝히기 쉽지 않은데다 조사도 적조가 사라진 뒤 이뤄졌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고흥지역 피해조사는 8월 30일부터 9월 7일까지 고흥군과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이 실시했지만 원인 규명을 하지 못해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연구소가 재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전남도 해양수산국 관계자는 “당시 완도지역에서 신고가 먼저 들어왔고 피해도 심해 먼저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남해연구소에서 하고 있는 고흥지역의 조사결과는 마무리 단계로 이달 중순 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조사결과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폐사원인이 고수온 때문이라는 결과가 나와도 문제가 있다. 올 여름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피해가 극심했음에도, 비싼 특약 보험료 탓에 고수온 피해를 보상해주는 이상조류 특약에 가입한 양식어가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실제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양식수산물재해보험 가입금액 1억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주계약 보험료는 299만4000원인데 반해 이상조류 특약 보험료는 746만4000원으로, 주계약보다 2배 넘게 비쌌다.

이 문제는 지난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으며, 정책보험을 다루는 수협은 현재 보험료 체계 개편을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다.

양식수산물재해보험을 담당하는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이상조류 특약이 비싼 것은 사실이지만 이 특약에는 고수온뿐만 아니라 저수온, 고염분·저염분, 냉수대 등의 피해보상이 다 들어가 있는데다, 태풍과 같이 사전 특보가 없는 피해들로 위험도가 높아 보험료가 비싼 것”이라며 “그럼에도 이번에 보험료가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관련 연구용역에 착수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용역결과에 따라 여러 방안이 나올 수 있겠지만 수온과 관련한 피해보상을 주계약에 넣거나 이상조류 특약을 좀 더 세분화해 선택적으로 가입하는 방안 등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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