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고추 가격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정부 비축물량 소진과 햇고추 소비촉진 등에 나서기로 했다.

평년대비 가격 33% 낮아…경계경보 발령
건고추·고춧가루 TV홈쇼핑 등 집중 판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30일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건고추 수급여건 및 가격동향을 점검한 자리에서 현재 전년과 평년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는 건고추 가격에 대해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수급위원회는 올해 건고추 생산예상량이 8만6000톤으로 전년대비 1만2000톤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전체 재고량이 3만톤 정도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수급상 여건이 전년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건고추 가격은 도매와 소매는 물론 산지 모두 낮게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건고추 600g 기준 도매가격은 7월 6890원, 8월 6200원, 9월 상순 6543원, 중순 6350원, 하순 6350원으로 약하락세에 있다. 9월 하순을 기준으로는 평년 9528원에 비해서는 33%, 전년 8300원과 비교해서는 23%가 하락한 수치다.

농식품부는 수급위원회의 건고추 경계경보 발령 심의를 검토한 후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이에 따라 수급위원회는 건고추 가격상승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정부 비축물량 소진과 햇고추 소비촉진 등을 중점 논의한 결과 정부 비축물량 가운데 2013년산 5만8000톤을 수입산 대체로 활용하는 등의 소진 방안을 검토했다. 아울러 2016년산 햇고추 판매를 연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했다. 이는 수출에 비해 비축물량 소진 및 가격지지 등에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입산 대체는 수입산을 사용하는 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협회 등을 대상으로 정부비축 물량을 소진하는 동시에 햇고추 농협 수매를 연계하는 방안으로 조만간 세부방안이 확정돼 시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극빈층을 대상으로 김장철 무상지원 등의 방안도 검토해 비축물량 소진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국내산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고추 주산지 건고추와 고춧가루를 TV 홈쇼핑을 통해 집중 판매를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홈쇼핑 집중 판매는 김장철 이전에 방송을 실시해 우수 품질의 건고추 제품을 소비자 가격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달부터 농협과 한국고추산업연합회 주관으로 고추 소비운동을 전개하는가 하면 농협 계통매장 할인판매, 농협직거래장터 특판을 동시 추진하고, 11월 중순 개최 예정인 ‘국민 행복나눔 김장축제’에 건고추 집중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건고추 수급상황이 작년보다 양호하지만 산지가격이 낮게 형성돼 농가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외식업계와 식품업계 및 소비자들이 국내산 건고추를 적극 사용하고 건고추 소비확대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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