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락시장 경매사들이 잎새버섯 신품종 태미를 살펴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잎새버섯 신품종이 도매시장을 통해 소비자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재배 초기인 점을 감안해 시장이 요구하는 상품성을 면밀히 검토함과 동시에 소비 대상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락시장 경매사, 신품종 ‘태미’ 맛·외관 등 평가
일본서는 연간 4만톤 생산…다양한 요리에 사용
생산농가 육성·기능성 초점 두고 홍보 선행돼야


지난 5일 서울 가락시장 한국청과 회의실에는 생소한 버섯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태미’라는 잎새버섯의 외관과 맛 등을 보기 위해 가락시장 내 버섯 경매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잎새버섯은 일본에서는 500년 전부터 먹어온 것으로 전해지며, 귀족이나 성주가 섭취할 만큼 귀한 버섯에 속한다. 잎새버섯은 1998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항암보조제로 승인을 할 정도로 면역력 증강에 탁월하다.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도 잎새버섯이 재배되고는 있지만 식용보다는 기능성 인식이 강한 것이 사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만가닥, 팽이, 표고에 이어 4번째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으로 연간 4만톤이 생산돼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잎새버섯을 재배하고 있지만 일본 품종으로 병재배가 대부분이며, 병재배는 상품성이 좋지 않아 생버섯 형태가 아닌 건버섯 형태로 유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강원도농업기술원은 병재배와 봉지재배는 물론 원목재배가 가능한 품종 개발을 위해 노력한 결과 ‘태미’라는 품종을 개발했다. 태미의 균사 배양 최적 온도는 30℃, 자실체 발생 온도는 18~20℃, 생육 적정온도는 17~19℃로 중온성이다. 자실체의 색은 회갈색이며, 병재배 시 수확 소요 일수는 55일로 수량은 93.1g이다.
이러한 특성을 지닌 태미를 살펴 본 가락시장 내 경매사들은 과거 잎새버섯이 가락시장에 유통됐지만 실패를 본 적이 있는 만큼 시장성을 충분히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잎새버섯이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하다는 점에서 기능성에 초점을 둔 홍보를 선행해 소비자 인지도를 넓힌 후 생산기반을 확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태수 중앙청과 차장은 “과거 잎새버섯이 가락시장에 반입된 적이 있는데 실패를 했다. 버섯 갓의 크기가 작아서 소비자들이 먹을 부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며 “이런 부분과 용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줄이는 등의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수영 한국청과 채소2본부장은 “신품종은 시식회 등을 통해 홍보를 많이 해야 하는데 사실 농가에서 이러한 부담을 떠안기 쉽지 않다”며 “생산 육성과 함께 도매시장에 유통할 경우 이런 부분들도 고려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종우 동화청과 차장은 “일본에서도 잎새버섯은 초기에 기능성 측면이 고려된 약용으로 유통되다가 식용으로 전환됐다”며 “도매시장 유통이 되려면 당장 농가수취 가격이 높아야 하는데 유통 상황이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태미를 육성한 이재홍 강원도농업기술원 박사는 “평가회를 통해 버섯 갓의 크기가 작다는 의견과 홍보도 많이 해야 한다는 등의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이러한 조언으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회를 주관한 김봉환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장은 “신품종이 개발되고도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도매시장 경매사들에게 신품종을 알리고 농가보급을 확대할 수 있는 자리를 앞으로도 자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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