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지 상황으로 인해 시장에 배추 물량이 많지 않지만 10월 중순 이후 11월 넘어서면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9월 29일 오전 배추 경매 이후 경매된 배추 물량을 옮기는 모습.

최근의 배추가격 상승은 유통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산지에서의 생산량 급감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맞물려 배추 주 소비 시기인 11월 이후엔 배추 생산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일반 소비가 잘 이뤄지지 않은 10월 전후의 배추가격 상승을 크게 부각시킬 경우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이후 배추 소비에도 지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랭지배추 작황 악화 등으로 조기 출하 마무리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출하도 5~10일 가량 지연
최근 왜곡여론에 11월 이후 소비까지 타격 우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엽근채소관측팀은 9월 28일 ‘최근 배추가격 상승 원인과 향후 출하 및 가격 전망’을 발표했다. 최근 언론과 국회 등에서 잇달아 배추가격 상승을 짚고, 그 원인을 유통과정에서 찾고 있는데 따른 해석 자료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추석 직후인 9월 19~24일 배추 가격은 추석 이전보다 하락했으나 마지막 주 다시 상승해 10kg 상품 기준 배추 도매가격이 2만원선을 유지하며 고단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가격 상승 원인은 고랭지배추가 작황 악화 등으로 조기에 출하가 마무리되고, 이후 나올 준고랭지 2기작 배추의 출하도 지연됐기 때문이다. 평년보다 낮은 9월 기온으로 인해 예년이면 9월 20~25일 경 나올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출하가 올해는 이보다 5일에서 10일정도 지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 시판김치 수요가 늘면서 김치업체 수요는 증가해 최근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들어서도 중순까지는 준고랭지 2기작 배추 출하량이 전년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식기 고온 현상 등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 그러나 10월 하순에 출하될 가을배추 출하량은 정식 지연으로 전년보다 적으나 작황이 회복돼 좋고 출하지역도 확대돼 10월 상·중순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반적으로 배추의 10월 가격은 9월 하순보다 낮으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11월엔 큰 폭의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 11월 들어서면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돼 11월 배추 출하량은 10월 하순보다 크게 증가하고, 이로 인해 배추 가격은 10월 하순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농경연은 내다봤다.

이런 배추 물량 및 시세 흐름과 관련 도매시장에선 현재의 일방적인 배추가격 여론 형성에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번 농경연의 ‘최근 배추가격 상승 원인과 향후 출하 및 가격 전망’을 봐도 알 수 있듯 배추가격이 상승한 주 원인이 산지에서의 생산량 감소에 있는데 이를 유통과정으로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더 우려스러운 건 이런 편향된 배추가격 급등 소식이 일반 가정의 배추 수요가 뜸한 10월 전후에 집중되고 있어, 자칫 물량은 크게 늘고 김장철이 시작돼 수요는 증가할 11월 배추 대목 소비에 영향을 크게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가락시장의 김명배 대아청과 과장은 “최근의 배추가격 상승과 관련된 언론 동향을 보면 배추가격의 상승 원인을 유통과정에서 찾으려 하는데 이번 농경연 발표처럼 주 원인은 산지에서의 생산량 급감에 있었다”며 “배추가격은 타 작목에 비해 조직도 규모화 돼 있고 경매를 통해 대표가격도 잘 형성돼 유통과정이 어느 작목보다 투명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굳이 일반 소비자들의 배추 소비가 별로 없는 10월에, 생산량 급감으로 일시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을 왜곡, 확대해 알리면 물량은 크게 늘고 일반 가정의 수요도 발생할 11월 배추 소비에 악영향만을 줄 수 있다. 이는 김장철 소비 하락까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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