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써레를 공급해 농가에 많은 도움을 준 공적을 인정받아 대산농촌문화상을 수상했지만 사실은 제가 많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써레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로보랙터 개발에 쏟아 부었는데, 농촌에 절실히 필요한 기계라는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로보랙터 개발자로 이 상을 받고 싶습니다.”

오리발 써레 공급해 얻은 수익
로보랙터 개발에 투자
수확·굴삭기능 등 갖춘 트랙터
5가지 이상 역할 톡톡


대산농촌문화재단(이사장 오교철)으로부터 지난 20일, 제25회 대산농촌문화상 농업기술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중호(39) 대호(주) 대표의 수상소감이다.

그가 농기계 개발에 나선 것은 농촌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중호 대표는 “여러 대의 장비를 구입한 농민들은 평생 동안 기계 값을 갚아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기계를 구입했는데, 그 기계 값을 갚기 위해 다시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로보랙터를 개발하게 된 동기와 관련, “고등학교 때 우리 집은 빚이 많았다”며 “여러 농기계가 필요는 했지만 필요한 모든 농기계를 구입하면 기계 값을 갚다가 인생을 마치겠다는 생각에 직접 기계개발에 나섰고, 트랙터부착용 콤바인을 개발, 대통령상까지 수상했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실용화는 것이 쉽지 않았다. 기존 트랙터에 수확기를 장착하는데 문제가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수확기도 장착할 수 있고 굴삭기능도 있으며, 운전석이 회전식인 트랙터를 개발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린 나이와 자금난으로 우선 오리발 써레를 개발해 보편화를 하게 됐고, 이후 안정된 재정을 바탕으로 어려서의 꿈을 다시 펼치게 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도 어려움은 있었다. 제품개발과정에 많은 사람들의 고정관념과 싸워야 했고, 중소기업이란 이유로 정부연구과제 심사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등 어려움이 컸다. 이런 역경 속에 개발한 혁신제품이 로보랙터다.

이와 관련, 김중호 대표는 “로보랙터 개발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고, 5가지 이상의 역할을 하는 장비를 만들었다”고 설명하고 “개인발명가이자 중소기업에게 힘들고 외로운 길이었는데, 나의 진정성을 알아준 곳이 대산농촌문화상인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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