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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정감사 ▶농식품부] 쌀값 폭락 등 농업현안 많은데···국감 파행에 차관은 ‘진땀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지난 26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20대 첫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야당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 농해수위원들은 최대 농정화두인 쌀값이 떨어진 데 대해 정부의 무책임을 지적하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는 한편, 농어촌상생기금을 조속히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


#김재수 장관 해임안 여파

김재수 장관 증인선서 후 기관장 인사말도 없어 
유통공사 공금으로 교회 헌금 납부 의혹 해명만


농식품부 국감이 열린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은 국감 시작 전부터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여서 김재수 장관이 참석하는 국감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다.

오전 9시 50분께 김재수 장관이 국감장으로 입장했고, 일제히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앞에 비키세요”란 목소리도 곳곳에서 나왔다. 10시 10분경 야당 의원들이 배석하면서 여당의원 없는 20대 국회 첫 국감이 시작됐다. 김영춘 농해수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기관장 인사말을 제외했다. 김 위원장은 “법률적으로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선서는 장관이 하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수 장관은 증인선서만 했다.

당시 김 장관이 준비한 인사말은 “앞으로 현장, 신뢰, 배려 중심의 관점을 가지고, 농업현장의 문제를 하나라도 해결하는 방향으로 농정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김 장관의 인사말이 생략되면서 간부직원 인사도 이날엔 없었다. 증인선서 후 기관장 인사말 없이 곧바로 오경태 차관보가 주요업무 추진현황, 현안대응현황 순으로 주요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이 “야당은 오늘 차관에게 질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때부터 농해수위원들은 김재수 장관 대신 이준원 차관에게 질의하기 시작했다. 김재수 장관은 이를 지켜보고, 간간히 메모할 뿐이었다.

오전 국감시간 내내 취재진은 물론 농식품부 관계자들도 자리를 뜨지 않았고, 결국 그 열기에 에어컨도 무용지물이 됐다. 임시방편으로 선풍기까지 등장할 정도.

김재수 장관이 처음 입을 뗀 건 오후 질의 때였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을) 의원이 “aT 명의로 매년 100만원 가량 기부금 형식의 헌금을 자신의 교회에 냈다”며 “사장하고 나서 끼워넣었다”면서 aT사장 시절 회사 공금을 교회에 기부한 의혹을 제기한데 대한 해명을 하기 위해서였다. 김 장관은 “aT가 180여개 단체에 기부활동을 하는데 그 중 종교단체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농식품부 현안을 성실히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해임건의안에 대한 김 장관의 첫 발언이었다.

국감에서 차관의 대답은 시원치 않았다. 이 차관은 “장관님과 상의하여”, “장관님의 재가를 받아서”, “장관님의 결심이 있으면” 등을 답변 말미에 여러 차례 붙였다. 이 같은 답이 이어지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은 “차관도 정부위원이고 증인인데 답변을 그렇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국정책임자로서 명확히 답해주길 바란다”면서 이 차관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 김영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야당의원들은 농림축산식품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가 본격 진행되기 전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해 묵념했다. 김흥진 기자

#국정감사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정부 사과·책임자 처벌 촉구
“10월 중순에 쌀 수급대책 마련, 안일한 발상” 질타
“전경련, 농어촌 상생기금 조성도 나서라” 꼬집기도


▲백남기 농민 사과=농해수위는 국감에 앞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고(故) 백남기 선생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농해수위원들은 정부가 백남기 선생에 대해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은 “어제(25일) 보성에서 농사를 지었던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는데 정부는 이에 대해서 아무런 공식적인 사과도, 책임자 처벌도, 진상규명도 하지 않고 있음에 대해 매우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경기 안산상록을) 의원은 “진정 농정의 수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니 장관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도의적인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안타까움을 표했어야 했다”고 밝혔고, 황주홍 국민의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채 세상을 뜨신 백남기 선생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이제 고인이 되신 백남기 선생이 했던 얘기는 하나”라며 “‘쌀 대책을 수립하라’,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와 정치권은 책임을 면할 길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준원 차관은 “백남기 농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쌀 시장 대혼란=정인화 국민의당(전남 광양·곡성·구례) 의원은 “정부가 10월 중순에 쌀 수급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안일한 발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정 의원은 “정부가 현실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발등의 불조차 끄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 강도를 높였다.

정 의원은 “9월 15일 현재 쌀값은 80kg 한가마 당 13만5500원으로 지난해 10월 5일 쌀값 16만3300원에 비해서 2만8000원 넘게 폭락한 수치”라며 “쌀값 안정을 위해 시급한 대책은 쌀 시장격리로 농협 등에 보관돼 있는 2015년산 쌀 24만톤을 격리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황주홍 의원은 “쌀 생산량 발표시점을 10월 5일까지 최대한 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예상수확량이 430만톤 될 것 같은데, 초과물량을 선제적으로 수매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외 황 의원은 ‘우선지급금을 지난해의 5만2000원수준으로 올려야 한다’, ‘민간RPC의 벼 매입자금에 대한 회수기간을 1년으로 연장해줘야 한다’ 등을 제안했다.

특히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고위 당·정·청회의(21일)에서 제기됐던 사안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농지는 한번 훼손되면 복구가 어렵기 때문에 농지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신중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농어촌상생기금 조성=FTA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전국경제연합회의 역할을 주문했다. 특히 증인으로 출석한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는 데 앞장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농어촌상생기금 조성에 인색했던 전경련이 관련 재단에는 몇 주만에 거금을 출연시켰다는 점에 농해수위원들은 날을 세웠다.

황주홍 의원은 “농어촌상생기금은 농어업계에서 가장 절실한 사안인데도, 전경련은 상생기금은 하나도 조성하지 않는 채 여·야가 합의한 것도 아니고, 실체도 애매한 이곳에 단순히 몇 백억이 모아졌다”면서 말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도 “농어민들을 위한 농어촌상생기금을 출연하는 데 불만섞인 말을 했던 기업들이 전경련을 통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불과 2주만에 8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출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농민들이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전경련에서 농어촌상생기금 도입과 관련해서 낸 보도자료를 보면, 당시 ‘1조원이라는 목표를 정한 것은 자발적인 기금이 아니라’거나 ‘말도 안되는 생떼 포퓰리즘이다’라고 했는데 이를 아는가”라고 물었고, 이 의원은 “잘 기억이 안난다”고 답했다.

▲기타=김철민 의원은 국감장 모니터에 ‘농업을 직접 챙기겠습니다’란 문구를 띄웠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최한 농정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쓴 글귀이다. 김 의원은 “박 대통령이 농업을 잘 챙겼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하자, 이 차관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김 의원은 “할말이 없다”고 하면서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비중은 20%에 불과한 점, 농가소득이 도시근로자소득의 61%밖에 안되는 점 등을 질타했다.

김현권 의원은 ‘미르재단의 K-meal(케이밀) 사업 참여’를 추궁했다. 케이밀 사업이란 푸드트럭을 활용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주민들에게 쌀가공제품을 전하고, 한식을 소개하는 이동형 농식품 개발협력사업이다. 최근에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때 진행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미르재단이란 신생법인이 도대체 어떤 근거로 사업에 참여하게 됐는가”라며 “왜 관련자료를 달라는데, ‘유학갔다’, ‘출장갔다’, 하면서 자료를 안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감파일

“농업인력 급감에 식량자급 위협”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 의원이 농업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비판. 이 때문에 향후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에 적신호가 우려된다는 게 위 의원의 생각. 우선 농가인구 감소가 문제. 1970년 1442만2000명였던 우리나라의 농가인구(통계청 기준)는 1980년에 1082만7000명, 1990년에 666만1000명, 2000년에 403만1000명, 2010년에 306만3000명, 지난해에는 256만9000명으로 매년 감소추세. 특히 지난해 농가인구는 1970년의 1/5 수준.

위 의원은 정부의 귀농·귀촌 정책도 함께 지적. 귀농·귀촌 정책이 농업인력을 확보하는 데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귀농·귀촌 현황’을 보면, 2015년 귀농·귀촌가구수 32만9368가구 가운데 귀농가구수는 전체의 3.6%인 1만1959가구에 불과한 실정. 위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2015년 귀농귀촌종합센터(10억원)를 포함해 농업창업 및 주택구입지원사업(1500억원), 도시민농촌유치지원사업(50억9000만원), 귀농인실습지원사업(15억5000만원), 귀농·귀촌교육(29억3000만원) 등에 총 1660억원을 지원했음에도, 농업인력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


●으뜸 국감의원/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쌀대란 예고 속에도 정부는 무사안일” 호통

   
 

좀처럼 화내는 일이 없다. 그런데 호통과 함께 책상까지 내리쳤다. 쌀 대란이 예고되는데도, 정부가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인데 대해 이개호 더불어민주당(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은 분개했다.

이 의원은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지난해와 똑같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오늘 현재 쌀값이 13만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는데, 정확히 1996년 쌀값과 같다”며 “농민들은 열심히 일했고, 최선을 다해서 농사를 지었고, 그런데도 쌀 농가의 소득은 20년 전으로 돌아갔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정부는 남은 쌀을 그대로 정부가 수매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지난해 대책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올해가 지난해보다 쌀값 수준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도 정부는 지난해에 한 소리를 그대로 하고 있다”며 “농민들은 얼마나 답답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 주요원인으로 지난해 약속한 시장격리 물량 34만톤 중 1만5000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 쌀이 시장에 투매돼 쌀 시장을 교란하고 있기 때문에 빨리 결정해서 신속히 조치해 시장불안 요인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했다.

여기에 이 의원은 “가격이 지지될 때까지 무제한 수매를 해서 쌀값을 지켜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묵은쌀에 대한 대책도 빨리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밥쌀용 쌀 공매를 하고 있는가”라는 이 의원의 질의에 이준원 차관은 “쌀 수확기 때는 쌀값 지지를 위해 밥쌀용 수입을 최소화하려고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면서 손바닥으로 책상을 쳤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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