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로 촉발된 여야의 극한 대립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반쪽이 됐다. 지난 26일 첫 일정을 시작한 국정감사는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7개 상임위에서만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새누리당이 야당의 김재수 장관 해임 건의안 가결에 맞서 국정감사를 보이콧, 회의에 전원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현 대표는 해임건의안 통과를 주도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고, 여당 의원들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다. 야당의 자진 사퇴 촉구 속에 첫날 농해수위 국감에 참석한 김재수 장관은 답변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이준원 차관의 답변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다.

이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심경은 참담하기만 하다. 사상 최악의 쌀값 폭락으로 지금 현장의 농민들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그 분노와 절망감이 어떻게 표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대책 마련에서부터 농업 예산 확충, 직불제 확대, 농협법 개정, 대기업의 농업 진출 논란 등 꼼꼼히 따져야 할 현안도 한 두개가 아니다. 이 와중에 정치권은 정책 점검이나 대안 모색은 커녕 싸움질만 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사실 국감 파행의 책임을 따지자면 여야는 물론 부적절한 언행으로 입길에 오른 김재수 장관 본인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풀어야 할 농정 현안이 산적한 마당에 농식품부 장관을 식물장관을 만들어 놓으면 그 피해는 농민에게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여야가 하루빨리 이 문제를 매듭짓고 국회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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