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가 진행한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이 ‘밥쌀 수입 저지’ 등을 외치고 있다.

“초과물량 40만톤을 시장격리 해달라.”(쌀 수급안정 관련 당정간담회)
“즉시 선제적으로 수매에 착수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
“국내 취약계층에 쌀 공급을 확대해달라.”(김현권 국회의원 대정부질문)

지난 22일 하루 동안 국회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국회 밖으로 그 범위를 넓히면 같은 날 서울 대학로에서는 “쌀값 보장하고 쌀 수입 중단하라”는 농민들의 주장도 있었다. 모두 쌀값과 관련된 내용이다.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이 떨어진 데 대해 국회 안팎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쌀값을 둘러싼 분위기는 그만큼 분주했다.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
"100만톤까지 시장격리해야"

김현권 의원 대정부질문
"정부양곡 취약계층 지원을"

서울 대학로서 전국농민대회
"수입 중단·대북쌀 교류하라"


▲쌀 수급안정, 당정 간담회=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지난 22일 오전 7시반부터 국회에서 ‘쌀 수급안정 관련 당정 간담회’를 가졌다.

농해수위의 여당 간사인 김태흠 새누리당(충남 보령·서천) 의원은 “올해 초과물량이 35~40만톤 가량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전량을 시장격리 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정부가 조곡 40kg 기준 4만5000원 수준으로 잠정 결정한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을 지난해의 5만2000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요청과 함께, 쌀 재고량 관리, 쌀 소비확대 등도 주문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김태흠 의원의 의견에 대해서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수확기 대책을 올 10월 중순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자회견=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오후 2시 10분 경 국회 정론관에 모였다. ‘쌀 대란 관련 정부 대책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는 쌀 대란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산지쌀값이 지난해 가격인 15만8148원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시장격리 물량을 적어도 100만톤까지 확대하고, 지금 즉시 선제적으로 수매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9월 4일부터 발효된 북한 인권법에 입각해 북한지역수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추진해야 한다 △묵은쌀 30만톤 이상에 대한 사료화를 포함한 획기적인 쌀 소비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장기적인 쌀 산업 종합대책을 신속히 수립해야 한다 등도 언급했다. 또,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을 작년 수준으로 동결해 5만2000원을 지급하라는 요구도 했는데, ‘쌀 수급안정 관련 당정 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제안한 내용과 같다.

▲김현권 의원, 대정부질문=앞선 기자회견의 내용은 대정부질문에서도 반복됐다. 오후 6시쯤,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현권 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쌀값의 보다 신속한 회복을 위해 제안한다”며 ‘우선지급금을 5만2000원으로 유지할 것’과 ‘시장격리를 선제적으로 할 것’을 강조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정책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 말했다.

여기에 김 의원은 “남아도는 쌀의 재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은 국내 취약계층에 공급을 확대해 실질적인 영양을 개선하는 일”이라고 제시했다. 김 의원은 “쌀 재고량 200만톤을 관리하는데 4000억원이 소요된다”며 “수천억원을 들여서 창고에 쌓아두지 말고, 정부양곡을 무상으로, 100% 모든 대상자에게 지원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떤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서울 대학로, 전국농민대회=국회에서 쌀값이 회자되고 있을 때, 서울 대학로의 마로니에 공원 옆에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 등 3000여명의 농민들이 오후 2시부터 ‘쌀값 대폭락 박근혜 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해 정치권과 정부를 성토했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대회사에서 “수확을 앞둔 논을 갈아엎는 현장을 보며 손발이 떨리고 심장이 멎는 듯 했다”며 “30년전 가격으로 쌀값이 대폭락해 농민들의 절규가 전국에서 터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농민대회에서 농민들은 “쌀값을 보장하고, 쌀 수입을 중단하라”, “정부는 100만톤을 조기에 수매하라”, “대북쌀 교류를 실시하라” 등을 외치면서 쌀값 하락에 대응하지 못한 농정에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