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 등 완연한 가을 날씨에 추석 연휴가 끝나갈 무렵 내린 강우까지 더해져 9월말로 넘어가면서 농산물 생육이 상당히 올라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낮 기온이 아직 높아 농산물 운송 중에 부패 등에 신경 써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더운 날씨에 나오지 못한 물량까지 나오고 있어 홍수 출하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태풍 말라카스에 따른 강우가 ‘단비’…일부 가뭄 해소
낮기온 아직 높아 운송중 부패 유의, 홍수출하 자제를


최근 큰 일교차 속에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계속해서 10도 이상의 밤낮 기온 차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과채류 등 주요 작목 작황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가락시장의 이성극 한국청과 경매차장은 “무더위로 인해 벌 활동량이 줄어드는 등 수정해야 할 물량이 수정이 안 되고 잘 크지도 않아 추석 대목 전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지만 최근의 일교차 큰 날씨는 대부분의 농산물 품목에서 수정 및 생육 환경에 상당히 좋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추석 연휴가 끝날 무렵 내린 강우가 농산물 생육에는 단비가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지난 20일 ‘제16호 태풍 말라카스에 따른 주요 농산물 산지 동향’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말라카스 북상에 따른 수증기 유입 등의 간접 영향으로 호남과 영남 지역에 100mm 이상의 강우가 집중됐다. 제주와 충청, 강원도는 상대적으로 비의 양이 적었다.

채소류의 경우 태풍 북상에 따른 강우에도 주요 채소류 피해는 적었고, 반대로 생육에 도움을 주는 곳이 많았다. 고랭지 배추와 무의 경우 강원도내 강우량이 적어 출하를 앞둔 포전 피해가 거의 없었다. 가을배추와 무의 경우 파종 및 정식 후 일부 있었던 가뭄 피해가 이번 강우로 해갈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침수 및 유실피해도 적었다. 건고추도 주산지인 경북과 호남에 강우가 많았으나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고 오히려 강풍 피해가 없어 후기 수확량에 도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과일과 과채류의 경우에도 침수와 강풍이 적어 피해가 크지 않았다. 9월 경남 진주, 밀양 등 딸기·풋고추 정식지에는 일부 침수가 있었으나 농가 배수 관리를 통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오이·호박의 경우 남부지역의 정식 시기가 9월 하순 이후로 정식에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다행히 태풍 피해도 없고 현재 날씨도 좋아 산지 작물 상황이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다만 과일류의 경우 일부 비로 인해 열과와 병 발생이 증가할 수도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방제 대책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성극 경매차장은 “생육 상황은 좋아도 아직 낮 기온은 높아 작업이나 보관, 운송 중에 부패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또 추석 전 나오지 못한 물량까지 한 번에 나올 수도 있다”며 “산지에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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