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의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틈만 있으면 수원시에 있는 평화농장으로 간다. 노환으로 몸이 자유롭지 못한 아내와 함께 농장에 가면 씨 심어서 30여년 가꾼 나무들이 자녀같은 정을 느끼게 한다. 거름을 주고 가지를다듬고 농약을 뿌리면서 한 그루 한 그루 정성스레 가꾼 나무들이다. 이 나무들을 가꿀 때에 상인들처럼 돈으로 따져본 일은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송(老松) 두 그루가 있었는데 그 나무 가까이 큰 길이 나게 되어 수원시에 기증하여 시청 앞 공원에 옮겨 심었다.
틈을 내어 그 공원으로 시집간 딸을 보러 가듯이 노송을 보러 갔다. 내가농장에서 일하면서 그 나무 그늘에서 땀을 식히던 정든 나무들이다.
나무에는 마음이 없겠지마는 사람 못지 않게 나무에게 정을 느낀다.인간에게 정보다 더 아름답고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정이 없다면 인간도 목석(木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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