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판매량 크게 감소…“내년 설까지 전망 어려워”
중만생종 과일류 수확 시작…홍수출하 우려 목소리

풍요를 상징하는 가을 수확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주요 농축산물 시장이 불투명해 농가경제가 더욱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 추석을 전후해 주요 농축산물 시세가 약세로 돌아서는 등 예년과 사뭇 다른 시장 흐름이 벌어졌다. 또한 추석에 출하되지 못한 과일 등 농산물의 홍수 출하에 대한 불안감도 겹쳐지고 있다. 

주요 농축산물 품목 중에서 한우 전망이 가장 어렵다는 의견이다. 이미 지난 추석의 한우시장은 예년 흐름을 역행했다. 일반적으로 추석 한 달을 앞두고 산지 가축시장과 도매시장은 상승기조였지만, 지난 추석에는 공급량이 줄어든 것에 비해 탄력을 받지 못했다. 또한 추석 이후 내년 설까지 시장전망을 내릴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 유통업체 축산물 담당자는 “김영란법과 한우가격 강세 때문인지 올해 추석의 한우 판매량은 선물세트 위주로 예년보다 감소했다”며 “현재로선 한우고기의 도소매시장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축산물 관련 한 전문가는 “앞으로 소고기 시장에서 실수요자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아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번 추석 소매시장에서 수입산의 판매가 대폭 신장하며 한우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했는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중 공급량 증가로 예년보다 약세였던 돼지고기 또한 시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올해 연말까지 돼지고기 생산량이 평년보다 6.2% 많은 23만6500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내년 2월까지 등급판정 두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과일류의 침체도 우려되고 있다. 올 추석은 9월 중순에 자리 잡아 비교적 이른 추석이었다. 이에 사과의 경우 홍로 이외의 중생종 물량은 이번 추석에 출하되지 못했다. 추석 이후 중만생종 물량이 집중 출하되면 사과 시세는 힘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의 9월 과일관측을 보더라도 10월 사과 출하량은 중생종 사과가 한꺼번에 몰려 지난해 대비 23%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추석 이후 첫 경매였던 지난 19일 가락시장에서 홍로 10kg 상품 기준 평균 경락가격은 1만7043원으로 지난해 추석 후 첫 경매 당시 2만4746원보다 못했다.

배도 추석 후 첫 경매에서 신고 15kg 상품 기준 3만76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만7130원은 물론 최근 5년 내 추석 후 첫 경매일 경락가 중 가장 낮은 가격대다. 추석 때 제대로 물량이 나오지 못한 단감 등 다른 과일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락시장의 과일 경매사들은 “보통 추석이 늦으면 추석 이후 과일은 당겨 먹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추석이 이르면 추석 이후 과일은 밀리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는 후자가 될 것 같다”며 “추석 대목에도 소비가 썩 좋지 못했는데 추석 이후 물량이 몰리며 시세가 그리 밝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사과의 경우 주요 품종인 부사까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병성·김경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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