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충봉아부패병 감염 벌통 800통 태워…전체의 40%

"보상 있어야 자발적 소각 원활·항시적 검사도 필요" 

충북지역 토종벌 농가들이 낭충봉아부패병에 감염된 벌통 소각에 나섰다. 농민들은 20일 충주시 신니면에서 800통의 벌통을 태웠다. 충북 전체 토종벌통 2000통의 40%에 해당하는 양이다.

농민들이 대량 소각에 나선 것은 질병의 심각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올 3월, 2300통 정도였던 벌통은 거의 증식이 되지 않았다. 낭충봉아부패병 때문이다. 정상적 증식과정을 거쳤다면 8000통을 넘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벌통의 네 배 가량이 봄에 증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식은커녕 감염이 확산되면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0년, 이 병으로 전국의 토종벌이 98% 이상 죽었다. 43만통에 달하던 토종벌중 만통 가량만 살아남았다. 그럼에도 이후 증식은 거의 되지 않았다. 감염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바이러스 감염여부에 대한 항시적 검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또 감염으로 판정됐을 경우 즉시 소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봉협회 충북지회 박인범 사무국장은 “검사에서 양성이면 바로 소각해야 한다. 애벌레가 죽기 시작하면 늦은 것이다. 감염이 계속 확산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각에 따른 보상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농민 스스로 소각한다. 지금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토종벌 농민들은 살처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돼지나 소처럼 토종벌도 살처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도도 지난 5월 이를 농식품부에 건의한 바 있다.

충북도 축산당국은 이와 별도로 11월까지 토종벌 전수조사에 나선다. 580농가 4100군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감염이 확인될 경우 즉시 소각에 나서기로 했다.

충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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