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전망

추석이 지나면서 한우, 돼지, 가금 등 축종별 시장 전망이 예측불허이다. 특히 한우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소비패턴이 변화될 것으로 보이나 어떻게 전개될지 안개속이다.

한우산업 전망은 안개속이고, 돼지고기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약세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급량이 줄어든 만큼 시세가 반영되지 않고 있는 한우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소비패턴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돼지는 당분간 공급량 증가로 인한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가금류는 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한우      공급량 계속 줄지만 김영란법·수입산 변수
가금류    공급량 감소·행락철 수요로 가격유지·강세
돼지      생산량 평년비 6% 증가…가격 회복 힘들어   


▲앞날 예측이 어려운 한우시장 = 올해 추석 대목의 한우시장은 예년과는 정 반대의 양상이 벌어졌다. 산지 가축시장과 한우고기 도매시장에서는 추석을 앞둔 1개월 전부터 추석 대목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던 것이 예년의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한우시장은 탄력을 받지 못했다. 전국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 평균 시세는 암송아지(6~7개월령)의 경우 8월 이후 전일 대비 하락한 날이 많았다. 이로 인해 8월 초 두당 평균 310만원대였던 것이 이달 12일에는 292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수송아지(6~7개월령) 또한 약보합세가 이어지면서 8월초 390만원대에서 12일에는 384만7000원을 기록했다.

한우고기의 도매가격도 당초 예상보다 힘을 받지 못했다. 지육 1등급 1kg당 평균 도매가격이 추석 대목 기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이긴 했지만 평균 시세는 2만원을 턱걸이하며 당초 예상보다 낮게 형성됐다. 오히려 일시적으로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실제 한육우 수급조절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 추석 2개월 전부터 가격을 분석한 결과 1개월 전부터 가격이 상승세를 타지만 올해에는 오히려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분간 한우시장은 관망하는 분위기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시 말해 앞날을 전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다 송아지 가격 강세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정액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것은 한우 시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단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한우관련 전문가들은 “한우 사육두수와 도축두수 감소로 공급량 감소가 지속되지만 향후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우의 생산기반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올해 들어 소고기 수입량이 급증하고 특히 이번 추석에서 수입산으로 포장된 선물세트 판매량도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우 전문가들은 “한우의 자급률을 유지하는 생산과 수급대책에 생산자와 정책당국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자급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 방치할 경우 회복하기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가금류 폭염 피해로 공급 감소세 =육계 가격은 추석 이후 10월까지 현재의 가격인 kg당 1400~1500원을 유지할 전망이다. 수요는 여름에 비해 줄어들지만, 지난 7~8월의 고온 피해로 인해 육계 공급도 함께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

육계 업계에 따르면 올 9월과 10월 생산량은 각각 전년과 비슷한 6070만수, 6424만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육계계열업체들이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6% 가량 생산량을 늘렸지만, 올해 7~8월에 폭염으로 인해 종계 폐사가 발생했고 이 피해가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수입산 닭고기의 수입 지연도 가격유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최대 수출국인 미국이 AI 청정화 선언을 하며 9월부터 국내로 육계 수출을 재개했지만,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배송이 원활하지 않아 국내 시장에 육계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기 위해선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육계 가격은 다행히 급격한 가격하락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다만 미국산 닭고기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정착할 것인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종닭의 경우 가격 강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토종닭도 7~8월 폭염 피해로 종계 폐사가 발생했고, 증체 저하 현상이 발생해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단풍 나들이로 인해 수요도 뒷받침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닭협회에 따르면 7~8월 병아리 분양은 각각 245만수, 240만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270만수, 310만수에 비해 10% 이상 감소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토종닭협회는 향후 토종닭 가격이 kg당 3800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토종닭협회 관계자는 “올해 폭염으로 증체 저하와 종계 폐사로 공급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어 현재 가격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공급 부족과 가을 행락철 수요로 현재의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생산량 당분간 증가세 지속 = 올 하반기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는 물론 평년의 수치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에 따르면 10~12월 돼지고기 생산량은 23만6500톤으로 평년의 22만2700톤보다 6.2% 많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등급판정이 726만 마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공급량의 증가는 가격 약세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분간 돼지 지육가격은 이변이 없는 한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돼지고기의 중기 선행관측에서도 10월 돼지 지육가격은 1kg당 평균 3700~4000원으로 최근 3년 사이 가장 낮을 것으로 내다고 있다. 더구나 돼지고기 소비가 증가하는 김장철에도 등급판정 마릿수 증가로 인해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병성·안형준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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