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A 아세안 태국 2016’은 농업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지역에서 시장을 확대하려는 농기계·자재 업체들에게 마케팅 기회를 제공했다.

‘SIMA ASEAN Thailand 2016’(시마 아세안 태국 2016)이 9월 8일부터 10일까지 방콕 임팩트 아레나(Impact Arena)전시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 태국, 중국 등 20개국 300여개 국제적 브랜드가 출품했고, 에이전시(Agency, 대행사)나 바이어(Buyer, 구매자)의 참관이 줄을 잇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태국이 쌀 수출 세계 1위의 농업국가이면서, 농업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시장의 관문이기 때문. 전시회 특징과 한국기업들의 성과를 간추렸다.


#뜨고 있는 동남아농기계시장

농기계 수출입 담당
에이전시·바이어 발길 줄이어
농산업비즈니스 거점 우뚝
농업 기계화 속도내기 주목 


‘SIMA(프랑스 국제농기계축산장비전시회) 아세안 태국 2016’은 아세안지역 최대 농기계 전시회로 2015년에 이어 올해가 2회째다. 태국 농업협동조합부, 임팩트(Impact Exhibition Management Co., Ltd, 태국전시회사), 코멕스포지움(COMEXPOSIUM, 프랑스전시전문회사), 악세마(AXEMA, 프랑스농기계사업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또한 한국, 태국, 중국, 프랑스 등 20개국 300여개 국제적 브랜드가 나왔는데, 농기계수출입을 담당하는 에이전시나 바이어가 많이 찾았다는 점에서 여타 전시회와 차별화가 됐다.

8일 개막식에서 진타나 차이야완나칸(Jintana Chaiyawannakan) 태국 농업협동조합부 차관(Ministry of Agriculture and Cooperatives)은 “전시회는 아세안지역 상호 간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전문적 정보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태국정부와 농업관련 지도자들에 배움을 주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태국에서 농업은 어떤 산업보다 미래전망이 밝은 중요산업”이라며 “태국정부는 이 전시회를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농업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페트릭 페랄드(Patrick Perard) 악세마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량과 품질을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농기자재의 공급을 통해 농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짧은 역사에도 전시회 열기가 뜨거운 것은 태국이 쌀 수출 세계 1위의 농업국이면서, 농업기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아세안시장의 관문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즉, 인도차이나반도 중앙부에 위치한 태국은 아세안의 결속 및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연간 1000만톤이 넘는 쌀을 수출하고 있고, 축산 및 육가공업도 발달해 있다. 따라서 태국은 농기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농산업비즈니스의 거점이란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전시회의 중요성과 관련, 마르틴느 데그르몽(Matine Dégremont) SIMA총괄본부장은 “태국은 빠른 속도로 농업이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전시회를 통해 아세안국가들에게 태국의 경험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토양관련기계, 수확기, 관수자재와 부품, 식물생장제 등 이 지역에 맞는 거의 모든 종류의 농기계와 자재들을 전시했다”며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통해 아세안국가들의 농축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아지역은 국내농기계산업에 있어서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수출시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기준 924만 달러의 농기계를 태국으로 수출했는데, 2014년 대비 2015년 농기계수출이 3% 성장에 불과했으나 태국시장은 7%가 늘었다. 또한 아세안국가인 미얀마는 2015년 5459만 달러의 농기계를 수출해 미국 다음으로 수출실적이 많았다. 아울러 2015년 기준 국가별 농기계 수출실적을 보면 베트남이 955만900달러로 8위, 인도네시아가 931만6000달러로 12위, 필리핀이 908만7000달러로 14위였다.
 

▲중소형 농기계·자재 중심의 한국기업들은 기술력과 품질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
로 도모했다.

#국내업체 성과는?

국내 15개 업체 참여
일본-중국산 협공 속에
품질 좋은 국산 선호도 제고
성능·사후관리로 차별화


농기계수출은 대형농기계가 주도하고 있지만 이번 전시회에는 대부분 중소형 농기계 및 농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나왔다. 이들 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체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기업생존 차원에서 수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전시회 기간 동안 한국관에는 태국을 비롯해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의 바이어와 에이전시가 찾아와 제품들의 특장점을 따져보고, 수입가능성 등을 타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다국적기업인 뉴홀랜드(New Holland), 일본의 얀마(Yanmar), 독일 클라스(Class) 등의 세계적 농기계회사들이 출품했다. 또 태국 농업협동조합부가 농기계지원정책을 등을 소개해놓은 부스에는 구보다(Kubota)의 트랙터가 자리 잡고 있었다. 태국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한 국가는 중국으로 실내전시장 1/3가량을 차지했다. 중국기업들은 대형농기계에서부터 발전기, 관수자재 등 매우 다양한 제품을 출품했는데, 중국정부가 해외박람회 참가를 적극 지원하기 때문이란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8일 전시장을 둘러본 최승묵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이번 전시회와 KIEMSTA(대한민국 국제농기계자재 박람회)를 비교하면 우리가 훨씬 크다”며 “농기계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해외전시회를 지원하는 것과 함께 국내에서 개최되는 박람회에 해외바이어들을 많이 초청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또한 그는 “태국 정부관에 일본기계가 전시돼 있고, 중국기업들이 매우 대규모로 전시회에 나온 것이 인상적”이라면서 “한국의 대형농기계기업들도 수출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국관의 경우 15개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5~10년 후를 대비한 미래시장개척 차원에서 판촉활동을 펼쳤으며, 출품기업이 아니더라도 시장동향 파악, 협력업체와의 상담 등을 위해 한국에서 온 기업관계자들이 많았다.

서상돈 병주농자재 과장은 “태국은 동남아의 허브라고 할 수 있다”며 “2015년에도 나왔었는데, 규모가 좀 더 커진 것 같다”고 전한다. 병주농자재는 원예용 결속기, 하우스보수용테이프, 전동전지가위 등을 생산해 미국과 유럽 등지로 수출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제품은 인건비가 높아져야 구매력도 높아진다”며 “동남아시아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결속기시장이 걸음마단계지만 5~6년을 내다보고 출품했다”고 설명했다.

출품업체들의 설명에 따르면 태국의 경우 대형농기계시장은 구보다, 얀마 등 일본브랜드가 현지공장 설립 등 오랜 기간 공을 들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 중소형농기계의 경우에는 중국산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어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지역의 경제와 농업이 발전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동력분무기와 고압분무호스 등을 생산하는 최승식 ㈜하이드로다이나믹스(해청농기 해외브랜드) 이사는 “베트남, 중동 등지로 고압분무용 호스를 많이 수출하고 있는데, 국내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수출시장을 뚫는 것은 회사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전시회에 나왔다”면서 “저소득층 농민들은 싼 것을 찾지만 품질을 중시하는 농민들은 중국산에 비해 30% 이상 비싼 우리제품을 찾는다”고 전했다.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들도 있었다. 김원 이화산업사 태국지시장은 “태국은 대형정미소는 많지만 소형이나 가정용 정미기는 시작단계이고, 태국제품들도 가격이 싼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며 판촉활동을 하고 있었다. 색채선별기를 출품한 허재연 대원GSI 동남아영업본부 과장 역시 “캄보디아, 인도, 캐나다 바이어가 다녀갔는데, 색채선별기는 태국현지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없다”며 “일본, 영국 등과 경쟁해야 하지만 성능과 사후관리로 차별화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 실무를 맡은 남규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차장은 “SIMA가 주최하는 전시회의 경우 해외바이어 유치 등 마케팅능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라면서 “아세안지역 수출을 염두에 둔 국내 농기계기업들에게는 태국 전시회가 앞으로 매우 유망할 것 같다”는 평가를 내렸다.


#발레리 로브리(Valrerie LOBRY) 코멕스포지움 농식품담당 총괄이사
“농업기계화 시급…혁신제품 소개 집중”

아세안 농산업 효과적 발전 모색
구매력 높은 바이어 관심 끌어야

 

아세안과 중동, 아프리카는 농업분야의 기계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지역이다. 아세안지역 농업전문가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트랙터, 농업기계, 부품, 파종 및 이양기, 비료 및 농약, 관수자재 및 시스템 등 전 세계의 농업서비스를 한자리에 모았다. ‘SIMA 아세안 태국 2016’은 동남아농업을 위한 선도적 전시회로 아세안지역의 농업허브로서 태국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여줄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SIMA 2017’(2017년 2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개최되는 제77회 국제농업 및 농기계 전시회)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다. 따라서 ‘SIMA 2017’은 10년 후 농업변화 등을 다각도에서 전망하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SIMA 아세안 태국 2016’는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혁신제품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 아세안의 지역상황에 맞는 다양한 제품과 출품기업을 소개하면서 아세안지역 농산업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전시회로 성장시켜갈 것이다.

모든 전시회를 주관하면서 가장 큰 고민이 출품업체들이 투자대비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예전에는 방문객만 많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갔다. 실구매력이 있는 바이어와 출품업체 간 사업에 더 관심이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 나라의 바이어를 선별해서 초청, 출품업체와 사업을 성공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든 출품업체가 계약에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도 바이어의 흥미나 관심을 끌 수 있는 제품을 전시해야 한다.

끝으로 내년 2월에 파리에서 ‘SIMA 2017’이 개최된다. 프랑스는 전통적, 정서적, 문화적으로 농업이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SIMA가 열리는 기간은 프랑스 농민들에게는 축제기간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정서적 유대가 있기 때문에 여전히 인기가 높고, 40여개 국가, 174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특히 SIMA의 DNA에 새겨진 개념이 혁신이다. ‘SIMA 2017’은 농업분야에서 미래지향적이고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면서 침체된 농기계시장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전 세계 농업종사자들과 교류하는 장이 될 것이다. 또한 세계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법과 기술을 발굴, 전파하는 장이 될 것이므로 한국기업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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