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다래 청산이 가락시장에서 유통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사진은 위태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사진 왼쪽)가 시장 유통인들에게 청산을 소개하는 모습.

‘멀위랑 다래랑 먹고 청산(靑山)애 살어리랏다’라는 고려가요 청산별곡에 나올 정도로 우리 선조들이 즐겨 먹는 먹거리로 오랫동안 한반도에 자생하던 토종다래가 다시금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 가고 있다.

시장유통인 ‘청산’ 평가회
토종다래 복원 주목
크기 적당, 껍질 남지 않아
“소비 편의성 높다” 합격점
짧은 유통기간은 해결 과제


지난 5일 가락시장에선 시장 유통인들을 대상으로 토종다래 ‘청산’에 대한 시장 평가회가 진행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진행한 이번 평가회는 각종 산림사업 등으로 사라져가던 토종다래를 다시 복원해 시장에 내놨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지녔다.

이날 평가회에선 이런 의미를 넘어 토종다래가 다시금 일상에서 우리들이 자주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강원도 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청산은 8월 하순이 수확 적기로 과형은 원통형이며 과일의 평균 무게가 19g으로 대추만한 크기다. 이 크기로 인한 소비 편의성이 평가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한 평균 당도가 18브릭스에 이르며 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어도 입안에 껍질이 남지 않는다는 특징도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

▲ 토종다래는 대추만한 크기로 껍질째 먹을 수 있다.

박상혁 서울청과 경매차장은 “토종다래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껍질째 한입에 먹을 수 있어 최근의 소비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평했다.

특히 이날 평가회에선 식자재를 취급하는 중도매인들의 반응이 뜨거워, 향후 급식용 식자재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 편의성에다 높은 당도에 타 과일보다 월등히 많은 비타민과 식이섬유 함유 등이 맞물려 좋은 반응을 불러온 것이다. 이번 시장 평가회를 준비한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의 위태석 박사는 “평가에 참여한 중도매인 중에서도 특히 식자재를 취급하는 중도매인의 관심이 매우 컸다”며 “평가회 직후에 토종다래 청산을 생산하는 농가 출하량과 거래 조건을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다만 유통기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다래는 후숙 과일로 당도가 8~10브릭스일 때 수확해 상온에서 3~4일이 지나면 말랑해지기 때문에 중도매인이 다래를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2~3일에 불과하다. 이런 경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가·수의매매를 활용해 유통기간을 단축시키는 등의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국내 다래 재배면적은 약 40ha로 추정되며 이 중 강원도가 29ha를 차지하고 있다. 강원도 내에서도 원주가 14ha로 가장 많이 재배하고 있다. 강원도 농업기술원은 현재 청산 이외에도 광산과 그린하트, 그린볼, 청가람 등 다양한 토종다래 품종을 개발하고 있어 이들 품종이 도입될 경우 토종다래 출하기간이 청산이 출하되는 8월 하순에서부터 추석을 지나 10월 상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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