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해남 당포방조제의 수문이 파손돼 간척논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20년간 방치, 노후화 심각 
7월 경 이미 균열 드러나
피해농가 "이미 예견된 사고"
복구작업도 제때 안해
군 "피해확산 안되게 최선"

 

해남군 화원면에 당포방조제의 수문이 파손돼 수확을 앞둔 논들이 바닷물에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8월 20일 오전 3시경 방조제에 설치된 8개의 수문 중 1개가 바닷물 수압을 이기지 못하고 파손되면서 인근 간척논 18ha가 바닷물에 잠겼다.

망가진 방조제 수문을 흙과 콘크리트로 막아 바닷물을 차단하고 유입된 바닷물을 뺐지만 수확을 보름정도 앞둔 논들은 당장 염해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945년도에 건립돼 해남군이 관리를 맡아온 당포방조제 수문은 지난 20여년 간 보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노후화가 심한 상태로 이미 지난 7월 균열로 바닷물이 역류하는 등 사전 징후가 발견됐다.

8월 18일 다시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확인한 농민들이 군에 보수작업을 요청했으나 수문 파손의 우려에도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사고 전날 서남해안 지역에 바닷물 침수 피해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군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안이한 대처가 화를 불렀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또한 피해 농가들은 사건 발생 후 군의 사후대처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21일 피해현장을 찾은 군 관계자들은 업체에 수문 복구를 지시했으나 실제로 포크레인을 동원해 침수된 농경지의 퇴수작업 등 피해 복구작업은 고스란히 농민들의 몫이었다. 농민들이 주말 간 자비를 들여 복구 작업을 하는 동안 피해 복구 작업을 지휘감독 해야 할 군 관계자들은 아무런 지원이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군은 “올해 군에서 수문 개·보수 작업을 추진하던 중이었으며, 사고발생 2일 전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무너진 수문을 정비할 계획이었지만 수문이 파손됐다”며 “피해복구를 위해 농민들이 투입한 비용에 대해서는 파악 후 모두 보전하겠다”고 해명했다.

군은 앞으로 주변 하천수를 이용해 유입된 염분을 희석시키는 작업을 실시하고 침수에 대한 추가 복구 작업을 마친 뒤 노후화된 수문 8개를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현재 민물화 작업을 통해 배수로 안의 물의 염도는 기준치를 회복한 상태”라며 “이 물을 통해 논으로 걸러내기 작업을 실시하고 염분으로 인한 작물의 피해상황이 확인될 때까지 생육상태를 자세히 관찰해 피해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해남=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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