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계열업체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육계 공급과잉의 여파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9월부터 미국산 닭고기가 수입·유통될 것으로 전망돼 육계업계 내부적으론 사업 실적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자체 진단하고 있다.

하림·동우·마니커, 상반기 영업이익 큰폭 감소·적자 기록
미국산 수입 재개, 이달 내 판매 전망…가격 하락 불보듯  
육계계열업체들 공급량 감축 필수·수입산 검역 강화 절실


금융감독원의 기업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1월1일~6월30일) 육계계열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 또는 적자를 기록했다. 하림의 경우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51억9000만원으로, 이는 전년 동기 81억3400만원에 비해 29억4400만원(36.2%) 감소한 수치다.

동우는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동우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의 경우 8억2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68억5500만원에 비해 76억7700만원(112%) 감소한 수치다.

마니커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온 적자의 폭이 더욱 커졌다. 마니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46억7500만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19억원 적자보다 27억7500만원 가량 적자 폭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육계계열업체들의 영업이익이 감소 또는 적자를 나타내는 이유로 지속되는 육계 공급과잉으로 인한 육계 가격 하락을 꼽고 있다. 육계계열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육계 공급을 여전히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 도축실적 자료에 따르면 육계 도계량은 올 상반기에 3억7975만수로, 지난 2013년 2억8894만수, 2014년 3억2829만수, 2015년 3억5210만수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육계 산지 가격(대닭)도 공급 과잉에 따라 올해 1월 평균 kg당 1460원, 2월 1326원, 3월 1352원, 4월 1177원, 5월 1231원, 6월 1523원 등으로 생산비인 kg당 1400원 이하의 가격이 형성됐다.

이 같은 국내 육계 공급과잉으로 인한 육계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동안 AI 발생으로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이 재개되며 올 하반기에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가격 하락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물량은 알 수 없지만 미국산 닭고기가 지난 8월 말에 부산항에 입항했다”면서 “검역과 통관을 거쳐 빠르면 9월 초부터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하반기 국내 육계 가격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반기 육계 가격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육계계열업체들의 육계 공급량 조절과 정부가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육계 수요는 복 이후 하락하는 특성이 있는데, 하반기에 공급과잉과 닭고기 수입량 증가 현상까지 겹치면 생산비 이하의 육계 가격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육계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선 육계계열업체들이 반드시 공급량을 줄여야 하고, 정부는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업계 모두가 합심해 하반기 가격 하락에 대응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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