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농축수산물값이 여론의 중심에 서있다. 이번엔 추석명절을 앞둬서인지, 그 강도가 제법 세다. 최근 일부 언론과 방송들이 잇따라 ‘추석물가 들썩’, ‘채소·과일값 폭등’, ‘수박 값이 미쳤어요‘, ’위기의 서민밥상‘ 등의 제목으로 농산물값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폭등‘, ’위기‘ 등 하나같이 자극적이며 비관적인 용어 일색이다. 대부분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급감으로 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내용이다. 농축수산물이 다시한번 추석 물가 인상의 원흉으로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섣부른 추석물가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한 대형유통업체가 열대야로 추석 사과·배 가격이 전년대비 20~25% 높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 걸 필두로 많은 언론이 농산물의 상품성 저하와 수확량 감소로 추석 제수용품 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앞 다퉈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성급한 전망이자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과 가뭄,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 등 대내외적 상황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전년 및 예년 대비 단순 가격 비교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일부 품목에서 물량이 크게 부족해 반짝 상승한 것을 두고 전체 농산물값이 상승한 것으로 비추는 것도 큰 문제다. 폭염이 지속되기는 했지만 작물관리를 잘 한 주산지가 많고, 재배면적 확대에 따른 생산량 증가 품목도 많다는 것이 농산물 관측기관 및 도매시장의 분석이다. 정부도 때마침 지난 23일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이 있으나 농산물 가격은 대체적으로 안정화된다고 밝혔다. 어설픈 전망과 자극적 보도는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만 불안케 해 오히려 추석 소비 심리에 찬물을 끼얹고, 생산자인 농업인들에게 고소란히 그 피해가 돌아간다. 보다 신중하고 균형 있는 보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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