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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학생들이 식생활교육? "자취생들이라 밥에 관심 많죠"동양대 철도경영학과생 6명 '바른 식생활교육 원정대' 활동
   
▲ 20대 남자 대학생 6명으로 꾸려진 ‘바른 식생활교육 원정대’팀이 6박 7일간 경북 일대 160㎞를 직접 걸으며 ‘바른 식생활교육’ 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끈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동양대 철도경영학과 학생들이다. 19일 상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오은기·김정수·최준일·이재철·고동성·진경태 군(사진 왼쪽부터).

19일 쌀과 누에고치, 곶감 등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유명한 상주에 위치한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안. 지루한 폭염이 어김없이 이어지는 이날 정오가 지날 무렵,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넉넉한 모자챙과 팔 토시, 짧은 바지에 길쭉한 배낭 등 한눈에 봐도 이방인의 행색을 갖춘 20대 청년들의 발걸음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영주부터 구미까지 경북 일대
160km 도보로 이동하며
바른 식생활 홍보에 구슬땀

불규칙한 식습관에 문제의식
어린이센터서 식생활교육
어르신들에 삼계탕도 대접


시장 상인들로부터 빌려온 플라스틱 박스들을 쌓아 간이 책상을 만들었다. 주변 인쇄소에서 출력해 온 인쇄물과 배낭에서 꺼낸 설문조사 용지를 그 위에 놓으니 제법 모양새가 갖춰졌다. “시간 되시면 설문조사 부탁 좀 드릴께요”라고 한 청년이 행인에게 씩씩하게 말을 걸자 옆에서 다른 청년이 “혹시 바른 식생활이라는 말을 알고 계신가요?”라고 싹싹하게 웃음을 건넨다. ‘바른 식생활교육 원정대’팀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원정대’라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소속대원(?)들은 6명으로 단출하다. 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 철도경영학과 12학번인 최준일·이재철·고동성·김정수 군과 같은 학과 13학번인 오은기·진경태 군으로 꾸려진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 원정대는 15일부터 21일까지 6박 7일간 영주를 시작으로 예천·문경·상주·김천·구미까지 경북 일대 160km를 도보로 이동하며 ‘바른 식생활교육’ 알리기에 나섰다. 식생활교육과 관련한 내용을 적은 깃발과 피켓을 들고 국도를 따라 걷다가 사전 답사를 통해 미리 파악해 둔 각 지역의 거점에서 홍보책자 배부와 캠페인 등을 진행하는 식으로 원정대 활동이 이뤄졌다.

5일째 일정에 접어든 이날 상주 중앙시장에서도 원정대 활동이 1시간 넘도록 진행됐다. 아침밥 먹기, 과일과 채소 등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기,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식생활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는 노력이 기특해 보였는지 상인과 행인들이 관심을 보여줬다. 원정대에 참여한 이재철 군은 “영주와 문경에선 시장 상인들이 시원한 얼음물도 챙겨주시고, 가는 곳마다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등 반응이 너무 좋았다”며 “오늘은 무더운 날씨 탓인지 몰라도 사람들이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식품 분야 전공도 아닌 데다 식생활교육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을 것 같은 20대 남자 대학생들이 삼복더위에 구슬땀을 흘려가며 식생활교육 홍보를 자처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6명 모두 대학에 입학하면서 집을 떠나온 자취생들이에요. 엄밀하게 1명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요. 아침밥을 거르기 일쑤고, 불규칙한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평범한 20대 대학생들이죠. 이런 차에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생활교육국민네트워크가 지난 6월 전국의 대학교 동아리를 대상으로 대학생의 바른 식생활교육 가치 확산을 위해 주최한 공모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어요. 공모가 채택돼 농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학과 동기들과 후배들과 함께 바른 식생활교육에 대해 알리는 원정대를 꾸리게 됐습니다.” 원정대장인 최준일 군의 설명이다.

학생들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지역 마을회관 또는 어린이센터 등을 찾아 음식을 만들어 주거나 식생활 관련 교육을 하는 등 소외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식생활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물론 이를 위해 사전에 ‘식생활교육 경북네트워크’를 통해 식생활교육과 관련한 사전 교육을 숙지했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일들도 많다. 농촌 지역에선 도시와 달리 규칙적인 식생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18일 문경시에서 진행한 어린이 대상 식생활교육에서 의외로 아침밥을 먹지 않는 아이들이 많아서 놀랐다고. 또 16일 말복을 맞아 예천 용궁면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대접했던 일들도 무척 보람된 순간이었단다. 매일 원정대 활동을 마무리한 뒤 활동일지를 작성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활동 소식을 게재하는 일도 빠뜨리지 않고 챙겼던 부분이다.

최준일 군은 “우리 역시 식생활교육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 많았는데, 이번 원정대 활동을 통해 국민 공통 식생활지침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 바른 식생활의 중요한 가치를 조금이나마 몸소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원정대 활동에서 많은 도움을 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최 군은 “이번 원정대 활동에 앞서 식생활교육 경북네트워크에서 사전 교육을 실시해 주셨고, 교육 장소를 섭외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지도교수인 박진표 교수님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셨기에 이번 원정대 활동이 가능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폭염 속에도 학과 동기와 후배들이 서로 믿고 잘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고, 이번 원정대 활동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활동 소감을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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