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8월 21일 담양 고서면 증암천 생태공원 고서포도축제장에서 포도 따기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유례없는 포도값 하락에 전남지역 포도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담양 고서면 포도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수입포도·체리 영향 소비감소
출하가격 해마다 곤두박질
올 공판장 가격 5kg 7000원
작년의 반토막 '농가 눈물'

고서면은 농가 절반이 폐업
포도축제도 지속 가능 흔들
"경쟁력 제고 대책 절실"


담양 고서면은 130여 농가가 60ha 면적에서 포도를 재배해 연간 30억 원의 소득을 올리는 전남의 포도 주산지다. 하지만 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칠레산에 이어 미국산, 페루산까지 외국산 포도가 급속히 시장을 잠식해 출하가격이 해마다 곤두박질치며 포도시장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3~5월까지 수입된 포도가 저장됐다가 7월에도 시판될 뿐만 아니라 미국산 체리가 국내산 포도출하 시기와 겹쳐 수입이 되면서 국산 포도 소비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국내 조기출하 물량이 높은 가격으로 판매됨에 따라 출하초기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국내산 포도끼리 소비 경합이 심화되는 등 올해도 가격약세가 전망되는 상황에 농민들은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러한 포도가격 하락세 등 수익성 감소로 담양군은 지난해 137포도농가 중 34%에 해당하는 47농가가 폐업 지원을 신청했으며, 고서면만 보면 전체농가의 절반가량이 포도농사를 포기했다. 이에 군은 지난해 폐업신청으로 인해 포도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작년 공판장 가격으로 5kg에 1만4000원 가량 하던 포도가 7000원 가량으로 반 토막 나며 올해도 폐업농가가 속출, 현재까지 5~6농가가 추가로 폐업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이로써 격년제로 실시중인 ‘담양 고서포도축제’도 그 명맥을 계속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군비 50%, 농가 자부담 50%로 실시되는 축제인 만큼 농가 수 감소는 축제규모 감소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미 구성된 축제 프로그램 중 어떤 부분을 축소시켜야 할지 판단이 어려운 상황이라 내년 축제를 실시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 축제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개방으로 인한 포도농가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국산 포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뚜렷한 대책 없이 폐업만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 포도 시장에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군 관계자는 “FTA로 인해 국내 포도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포도산업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군은 이를 위해 전체 생산면적의 90% 이상을 저농약, 무공해로 생산하는 친환경재배로 브랜드가치를 높여나가는 한편 소포장 디자인을 개발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상승시키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양=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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