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육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폐사와 증체 저하로 인해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육계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폭염 장기화로 '보양식' 닭고기 인기…kg당 2200원 기록
무더위 탓 폐사·증체량 저하 늘어…공급량 맞추기 빠듯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되면서 닭고기 소비가 늘은 반면  폐사 및 증체량 저하로 인한 공급 부족이 겹치며 닭고기 시세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의 육계 산지 시세(대닭, kg당)에 따르면 16일 기준 가격은 2200원이다. 육계 산지 가격은 최대 수요가 발생하는 지난 7월 17일 초복에 kg당 1800원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중복인 7월 27일을 기점으로 kg당 1200원까지 하락했다. 초복 이후 육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난달 27일 이후부터 육계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현재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순경에는 육계 산지 가격이 kg당 1000~1200원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육계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로 ‘지속되는 폭염’을 꼽았다. 8월 내내 전국적으로 사상 유례없는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보양식으로 닭고기를 찾는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평년에는 초복에 닭고기 수요가 가장 많고, 초복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올해에는 기존과 다르게 오히려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가든형 식당을 중심으로 크기가 큰 닭고기의 수요가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육계 농가에서는 폐사가 늘고, 증체도 저하돼 공급량이 부족한 것도 육계 가격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축재해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NH손해보험에 따르면 가축 폐사로 인한 보험 지급액이 평년보다 대폭 늘었다. NH손해보험 측은 이번 폭염피해로 인해 8월 10일 기준 지급보험금이 84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13년 50억원, 2014년 21억원, 2015년 74억원과 비교해 가장 많은 액수다.

폭염으로 인해 닭의 사료 섭취량이 줄고, 중량도 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아 큰 호수의 닭고기 수급에 문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포천에서 일반 사육을 하는 변대철 씨에 따르면 보통 육계의 경우 하루에 사료를 250g을 섭취하고, 100g 정도 증량이 이뤄진다. 하지만 폭염이 계속되자 닭들이 150g의 사료를 섭취하고 20~30g밖에 증량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변대철 씨는 “소비처에서는 큰 호수의 닭을 원하지만, 폭염으로 인해 증체 저하가 발생해 공급을 맞추는 게 어려운 상황”이라며 “닭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지만, 큰 호수의 닭을 공급하는 게 힘든 상황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